경남도립미술관 가을 전시... 미술

- 경남도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불안의 書>, <N 아티스트 2018 - 새로운 담지자>, <2018 야외프로젝트 마당:놀_이> 등의 주제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I. 불안의 서(書)

- 불안의 서(書)

1층 로비에 있는 안내판입니다. 

Livro do Desassossego... 불안의 서(書)... 이번 가을 전시 제목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제목은 다양한 감정에 동요하는 인간의 흔들림을 담은 페르난도 페소아의 수필집에서 가져왔습니다.

우리 사회는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직장을 구해도 높은 집값에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많은 청년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결혼해도 살인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힘이 듭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가 다가오면 노후자금이 없어 불안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물질적으로 풍요한데, 왜 이처럼 불안하게 살아가는 것일까요?

<불안의 書>는 이 시대를 아우르는 정서로써 불안을 진단하고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이 전시의 의도는 불안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이들이 생각하는 불안의 흔적을 통해 나와 우리 사회의 불안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데 있습니다.

- 탈루 엘 엔, 유전자 변형 풍경, 2010, 실리콘, 쌀, 병원 침대, 가습기 및 히터, 210 x 205 x 88cm

탈루 엘 엔(Tallur L.N.)은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자본과 권력, 그에 대한 현대인의 불안을 주제로 한 조각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유전자 변형 풍경>은 쌀이 병원 환자실의 침대에 산처럼 쌓여있는 설치 작품입니다. 유전자 변형 쌀은 인구 증가와 농작물의 병해충에 대한 대안으로 2000년 미국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에 대량 보급되었습니다.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쌀이 어떤 과정으로 키워지고 유통되는지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고 소비하는 상황에 질문을 던집니다.

- 엄상섭, 공감각_모놀로그, 2018, 산딸기, 대바늘, 가변설치

엄상섭은 일상의 낯익은 것들을 낯설게 비튼 조각 작업과 설치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공감각_모놀로그>는 텍스트의 음성적 형식의 배열을 수천 개의 산딸기와 대바늘을 이용해 이미지화하였습니다. 여기에 쓰인 텍스트는 작가가 프랑스에서 생활하며 일상에서 느꼈던 것을 적은 것들로, 어느 순간 스쳐 지나가는 짧은 상념이나 작가의 주위를 둘러싼 상황 속에 느꼈던 감정들, 즉 흔들림, 망설임, 불안, 멜랑콜리와 같은 것들입니다.

- 배영환, 아주 럭셔리하고 궁상맞은 불면증, 2008, 와인병, 각종술병파편, 철, 알루미늄, 연철, LED조명, 에폭시, 223 x 150cm

배영환은 현대인의 희로애락과 삶의 애환을 일상의 사물들을 수집 조합하여 조각,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접근하여 일상과 미술이 소통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주 럭셔리하고 궁상맞은 불면증>은 작가 스스로 불면증을 겪으면서 빈 술병을 모아 만든 샹들리에 작품입니다. 제목에서 사용된 불면증이란 현대인의 삶 속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불안과 정체성에 대한 끝없는 회의를 암시적으로 드러냅니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를 상징하는 버려진 빈 술병과 불면의 현대인을 상징하는 부엉이를 소재로 만든 샹들리에는 불안과 걱정으로 잠 못 드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 이세경, 머리카락 장식의 방, 2018, 머리카락, 세라믹, 가구, 카펫, 가변설치

이세경은 초벌구이 된 도자기에 머리카락을 붙이는 세밀한 작업을 통해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양의 도자기를 완성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신체의 아름다운 부분으로 가꾸어지던 머리카락은 사람의 몸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순간 몹시 불결한 대상으로 전락합니다. <머리카락 장식의 방>은 이런 머리카락의 이중적인 가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는 유럽의 거실을 재현한 방에 접시와 컵 등이 실제 사용되는 물건인 것처럼 식탁과 장식장 등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고전적 장식미를 담은 섬세하고 우아한 작가의 도자기들은 누구나 경탄하고 좋아할 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불결하다는 이유로 억압해왔던 머리카락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이중적 속성과 인식이 공존하는 지점을 모색하여 모순된 사회 문화적 가치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II. N 아티스트 2018 - 새로운 담지자 

<N 아티스트 2018- 새로운 담지자>는 기성 미술이나 사회 제도에 의문을 던지는 젊은 작가를 발굴 소개하여, 관람객과 함께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생각하는 기회를 나누고자 하는 전시입니다.

N 아티스트의 'N'은 New, Network, Non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젊고 새로운 감각을 소유함은 물론 기존의 사회 틀을 벗어나고자 노력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담지자'라는 부제는 'N'의 의미를 좀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입니다. 이 말은 사회학에서 사용하는 '문화 담지자'에서 가져왔는데, 한 사회의 문화적 가치를 다른 사회로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 이정희, 관문, 2015, 청바지, 각 190 x 203cm

이정희는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상황을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 시각화하는 설치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자신이 직접 체험한 사회적 문제를 형상화하였습니다. 이 작품들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는 있으나, 직접적이거나 선동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당 사건에 대해 큰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먼저 <관문>입니다. SNS에 접속하지 않으면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져 버린 세상에서 작가는 여전히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이정희, 피지 못한 꽃, 2018, 화분, 흙, 스티로폼, 각 32 x 32 x 30cm

<피지 못한 꽃>은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이정희, 피지 못한 꽃

꽃이 피지 못한 화분 속의 흙 위에 군화 자국이 선명합니다.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는 쉽게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 이정희, 움직이지 마세요, 2014, 광목천, 발포지, 각 50 x 65 x 10cm

<움직이지 마세요>는 세월호 사건을 관통하는 어이없는 발언인 "움직이지 마세요"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 이정희, 상봉권 침해, 2018, 철망, 거울, 각 70 x 120 x 10cm

<상봉권 침해>는 남북 이산가족이 철조망에 가려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묘사하였습니다.

- 이정희, 촛불로 만든 왕관, 2017, 촛농, 15 x 15 x 15cm

초를 활용해 만든 <촛불로 만든 왕관>은 2016년 전국을 촛불집회로 뒤덮었던 일을 형상화하였습니다.

- 정호, 무제

정호의 <무제>는 작가가 오랫동안 지속해 온 <손풍경>의 연속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작가가 병실 침대에 누워 멍하니 손을 바라보게 되는 경험을 한 이후에 손에 집중하게 되었으며, 손의 세밀한 내부가 자연의 풍경과 유사함을 발견하고 <손풍경> 연작을 제작하였습니다. 손 풍경은 손 자체의 미술적 재현이기도 하지만, 재현 너머의 무언가를 가리키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것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자화상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III. 2018 야외프로젝트 마당:놀_이

- 국형걸, 마당:놀_이

마당놀이는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입니다. 농경사회에서 삶의 해학과 풍자, 눈물과 웃음을 대변했던 장(場)이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놀이가 이루어졌고, 농한기 때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놀이 문화를 통해 연대의식과 삶의 에너지를 북돋웠습니다.

이번 야외프로젝트 <마당:놀_이>는 미술관 앞마당에서 마당놀이의 의미를 재현하여 작품과 공간이 서로 함께 기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형걸은 그동안 재활용 팔레트 등의 다양한 소재로 장소 특정적 작업을 해왔습니다. 재료와 장소의 건축적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재료의 특성을 건축적 방식으로 재창조하여 내/외부의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였습니다.

* 글은 경남도립미술관의 전시 안내글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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