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송사 나무장승 문화·유적

- 벽송사 나무장승의 옛 모습

지리산 천왕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중 칠선계곡이 있습니다. 가을단풍으로도 유명한 칠선계곡의 출발점인 추성리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벽송사(碧松寺)란 아담한 절이 나타납니다.

창건연대 등 자세한 역사는 알 길이 없지만, 현재의 절위치보다 약 50미터 위쪽에 있는 옛 절터의 삼층석탑으로 미루어 볼 때 신라 말이나 고려 초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벽송사는 6.25전쟁의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절이기도 합니다. 당시에 지리산에 있던 인민군의 야전병원으로 이용된 적이 있고, 이때 벽송사가 불에 타 소실된 것을 후에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벽송사는 칠선계곡에 있기는 하지만 삼층석탑을 제외하곤 특별한 문화유적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벽송사를 찾은 사람은 나무장승을 잊지 못합니다. 벽송사 나무장승은 풍부한 표정으로 민중미학의 본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빼어난 장승 가운데 하나이며, 순천 선암사 앞에 있었던 나무장승과 쌍벽을 이룰 만큼 조각솜씨도 빼어 납니다.
- 보호각에 있는 벽송사 나무장승의 현재 모습

원래는 벽송사 입구에 세워져 있었으나, 지금은 절의 경내 보호각에 옮겨 놓았습니다. 약 70년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체 높이는 4미터 정도가 됩니다. 장승의 몸통은 붉은 색이며, 눈은 원래 흰색이었으나 오랜 세월로 상당 부분 탈색되어 버렸습니다.

왼쪽 장승은 몸통 부분에 '금호장군(禁護將軍)'이라 음각돼 있고, 오른쪽 장승은 '호법대장군(護法大將軍)'이라 음각돼 있습니다. 왼쪽 장승은 여장승으로 1969년 산불로 인해 머리부분이 타버리고 코도 떨어져 나갔습니다. 오른쪽은 남장승으로 그나마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머리는 짱구모양의 민머리이며, 툭 튀어나온 눈과 주먹코, 합죽한 입, 그리고 불꽃같은 수염 등 우직한 장승의 모습을 솜씨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벽송사 입구에 놓여 있는 새로 만든 남자 나무장승
- 벽송사 입구에 놓여 있는 새로 만든 여자 나무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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