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30일
살아있는 화석, 실러캔스

20세기의 가장 극적인 고생물학상의 발견을 말하자면 단연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우는 실러캔스의 발견일 것입니다.
살아있는 화석 실러캔스(coelacanth)는 공룡보다 약 1억년이나 빠른 3억6천만년 전에 나타났다가 공룡이 멸종한 6500만년 전에 지구에서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졌던 경골어류입니다.
3억6000만년 전 지구에는 경골어류(硬骨魚類)라는 딱딱한 뼈를 가진 물고기가 나타났습니다. 이 물고기가 육지로 올라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육지생활이 가능한 단계로까지 진화한 것이 오늘날의 양서류이고, 양서류 가운데 일부가 물 속에서 알을 낳는 불편을 피하기 위해 육지에 알을 낳는 식으로 진화한 것이 파충류입니다. 그 후 파충류는 조류와 포유류로 진화하였고 마침내 인간까지 탄생시켰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진화론의 기본 줄거리입니다. 진화론에 따르면 경골어류야말로 모든 육상 척추동물의 조상인 셈입니다.

그러나 경골어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고생대 페름기 지층에서 화석 물고기가 발견되었는데, 학자들은 이 물고기를 그리스어로 '속이 비어있는 등뼈'라는 뜻의 실러캔스라 불렀고, 6500만년 전 지구상에서 멸종된 경골어류로 파악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실러캔스가 1938년 12월 22일에 발견돼 세계 고생물학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남아공의 한 해안가 어귀에서 길이 150㎝, 무게 57.5㎏의 괴상한 물고기가 그물에 걸렸습니다. 선장은 물고기를 그 지역의 자연사박물관 표본관리자인 래티머양에게 알려주었고 그녀는 금방 죽어버린 물고기를 스케치해 어류학자 스미스(JLB Smith) 교수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물고기가 문득 실러캔스라고 생각한 스미스는 이듬해 초 뼈와 비늘밖에 남아있지 않은 물고기를 보고는 실러캔스임을 확신하였습니다. 찰스 다윈이 지질시대에 나타났으나 전멸되지 않고 현존하는 생물을 지칭했던 '살아있는 화석'이 발견된 것입니다. 스미스는 발견한 사람과 장소를 기념해 '라티메리아 차룸나 스미스(Latimeria Chalumnae SMITH)'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네이처지에 발표되면서 스미스는 일약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었고 세계 유명신문은 마침내 어류와 양서류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았다고 대서특필하였습니다. 그 후 1952년 12월에 두 번째 실러캔스가 발견되자 스미스는 "실러캔스는 물·뭍동물의 후손이며, 조상들은 물에서 육지로 올라갔다가 완전한 등뼈 동물이 되기 전에 사라졌고, 실러캔스는 다시 물로 돌아와 지금까지도 완전한 물고기가 되기 위해 진화 중이다"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6개의 지느러미 중 4개가 네 발 달린 동물의 발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이 주장을 뒷받침하였습니다.


그 후 1997년과 1998년 실러캔스는 처음 발견되었던 서인도양의 섬인 코모로스 외에 인도네시아의 북 술라웨시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실러캔스(Latimeria menadoensis)는 서인도양의 실러캔스(Latimeria chalumnae)와 외견상 유사하였으나, DNA분석결과 유전적으로 상당히 상이함이 밝혀졌는데, 이 두 종류사이에는 적어도 수백만년동안 서로 격리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러캔스는 난태생으로 새끼를 낳는데, 난태생이란 체내 수정된 알이 어미의 난관에서 자라 어린 새끼로 태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새끼는 척추동물 중 가장 큰 알로 알려져 있을 만큼 거대한 알로부터 생기며, 새끼는 출생때까지 난황낭에 의존하여 자랍니다. 출생시 새끼 실러캔스는 크기가 어른 발크기만 하며 어미의 축소판입니다.
# by | 2005/12/30 13:52 | 과학산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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