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교태전

▲ 교태전

태전(交泰殿)은 경복궁에서 가장 깊고 은밀한 곳에 있는데, 이는 이 건물이 왕비의 침소이자 내명부와 궁궐 안의 여성문제를 총괄하고 왕실의 각종 업무를 주관하는 집무 공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태전은 세종 22년(1440) 무렵 처음 건립되었으며,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것을 고종의 경복궁 재건 당시에 중건되었습니다. 하지만 1917년의 화재로 소진된 창덕궁 내전 전각을 중건한다는 구실로 헐려 창덕궁 대조전의 부재로 쓰였습니다. 지금의 교태전은 1994년에 복원한 것입니다.
▲ 교태전

교태전은 강녕전과 마찬가지로 지붕에 용마루가 없는데, 이런 지붕을 무량각(無樑閣)이라 하며 왕과 왕비의 침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이는 용으로 상징되는 왕이 머무는 건물이라 용마루를 올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 강녕전

이렇듯 교태전에 용마루가 없는 점은 왕의 침전인 강녕전과 같으나, 교태전에는 강녕전에 있는 월대(月臺) 대신에 정면 세 곳에 계단을 설치하였습니다.
▲ 교태전

부속건물이 강녕전에서는 분리되어 있지만, 교태전의 경우에는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뒤로 이어져 있어 공간 활용이 강녕전보다 훨씬 내밀합니다. 그리고 건물 곳곳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장식들은 이 건물이 왕비의 침소임을 짐작케 합니다.
▲ 교태전 행각의 굴뚝

정면으로 교태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동서로 긴 행각을 거느린 양의문(兩儀門)을 통해야 합니다. 이 행각에 있는 굴뚝에도 '만수무강(萬壽無彊)'이란 글자가 장식되어 있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 교태전 담장의 꽃문양

교태전 뒷뜰로 가는 도중에 있는 담장을 장식하고 있는 꽃문양 또한 화려하면서도 그윽한 기품이 넘쳐 납니다. 갖가지 꽃들과 나비가 오밀조밀하게 장식되어 있는 이 꽃담장을 보고 있으면 마치 아름다운 꽃밭을 직접 거닐고 있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 교태전 아미산

교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뒤뜰에 해당하는 아미산(蛾眉山)입니다. 말이 산이지 실은 경회루 연못을 파면서 나온 흙을 이용해 쌓은 인공시설로 작은 둔덕에 불과합니다.

아미산은 큰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아래쪽으로 층이 지도록 장대석을 세 단으로 쌓아올리고, 그 사이사이 둔덕에 꽃과 나무를 심고 일영대(日影坮)와 월영대(月影坮)의 석조물과 괴석 따위로 장식한 화계(花階)입니다.
▲ 교태전 아미산의 굴뚝

아미산의 굴뚝은 화강암 지대석 위에 벽돌을 30단 또는 31단으로 쌓았으며, 6각의 각 면은 역시 벽돌처럼 구워 만든 네 종류의 무늬판을 끼워서 장식하였습니다. 제일 아래 무늬판은 벽사를 상징하는 갖가지 동물을, 그 위의 큼직한 직사각형 무늬판에는 사군자와 십장생을, 그 위의 네모진 회색 벽돌에는 길상과 수복을 뜻하는 무늬를 장식하였으며, 맨 위에는 덩굴무늬가 박힌 무늬판을 끼웠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아미산은 소박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으며, 거기 담긴 은유와 상징은 깊고 다채롭습니다. 튼실하게 다듬은 화강암을 단순하게 쌓아올린 품새나 요란한 장식을 배제한 채 나머지를 자연에 맡겨버린 마음씀이 소박하기만 합니다. 아미산과 굴뚝은 보물 제81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by 하늘사랑 | 2007/03/24 07:23 | 문화유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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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순 at 2008/09/28 21:36
안녕하세요..제가 원래 댓글같은거 잘 안남기는데 숙제에 너무 도움이 많이 되서요..신세지고 갑니다..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하늘사랑 at 2008/09/29 14:11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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