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3월 27일
전주 경기전

임금의 초상화를 어진(御眞)이라 하며, 어진은 매우 소중히 다루어져 진전(眞殿)이라는 별도에 건물에 봉안하여 관리하였습니다. 전주에 있는 경기전(慶基殿)은 조선의 창업자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진전입니다.
경기전이 처음 세워진 것은 태종 10년(1410)이었으며, 애초의 이름은 어용전이었으나 세종 24년(1442)에 경기전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의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광해군 6년(1614)에 중건한 것입니다.

경기전 본전은 정자각 형태로 꾸며 여타 건축과 구별되며, 잘 다듬은 두벌대 화강암으로 마감된 기단 위에 있습니다.
본전 안에는 보물 제931호로 지정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이 어진은 고종 9년(1872) 당시 경기전에서 받들던 어진이 너무 낡고 해짐에 따라 새로 제작한 것으로, 영희전(永禧殿)에 있던 태조 어진을 범본(範本)으로 하여 모사한 이모본(移模本)입니다.

경기전 내에 있는 한 매화나무에는 봄을 재촉하듯 매화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경기전에는 예종 태실 및 태실비가 얌전한 자태로 자리잡고 있는데, 태실은 사각의 두툼한 하대석 위에 항아리 모양의 몸돌을 놓고 그 위에 평면 팔각의 살찐 지붕돌을 얹은 모습입니다. 주위로는 여덟 개의 각기둥을 세우고, 그 사이마다 연잎을 돋을새김한 동자주를 놓고 그 위에 팔모의 난간석을 연결하여 장식과 보호를 겸한 난간을 둘렀습니다.
태실 옆에 있는 태실비는 목과 다리를 한껏 웅크린 화강암 거북받침 위에 통돌 하나로 이수와 몸돌을 깍은 대리석 비를 올려놓은 모습입니다. 몸돌 앞면에는 '睿宗大王胎室(예종대왕태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태실과 태실비는 원래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 태봉산에 있던 것을 1970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것으로,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26호입니다.

경기전 정문 앞마당에는 지대석 위에 쭈그려 앉은 두 마리 사자가 받침돌을 등 위에 받치고 있는 하마비가 있습니다. 이렇게 두 마리 사자가 떠받치고 있는 하마비는 좀처럼 보기 드문 형태로 상당한 격식을 차린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비면의 앞면에는 "여기에 이르렀거든 누구든 말에서 내려라. 잡인은 들어오지 말라"(至此皆下馬 雜人毋得入)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 by | 2007/03/27 07:58 | 문화유적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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