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산종택의 은밀하게 숨겨진 통로

- 작은 사랑방 뒤쪽 방문에서 본 통로

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자식을 낳고 길러 핏줄을 이어가는 일일 것입니다.

아무리 체면을 중요시 하던 조선시대에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결코 소홀히 다룰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조상에 대해 제사를 중단없이 계속 받드는 문제와 가문의 혈통을 이어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일은 자식을 낳아 기르는 일입니다.

이러한 가장 원초적이며 중요한 일을 은밀하게 이루어 주는 옛사람들의 지혜를 매산종택의 숨겨진 통로에서 발견하는 일은 흥미롭고 즐거운 일입니다.
- 매산종택 전경

매산종택은 전형적인 'ㅁ'자형 집으로 보통 뜰집이라고도 하는 폐쇄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는 외부로 부터의 침입에 대한  방어 목적과 겨울동안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한 보온문제 등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방들이 서로 조밀하게 붙어있어 개인적인 공간의 확보가 어려운 단점도 있습니다.

장성하여 결혼한 아들의 학업과 건강을 위해서 부모는 젊고 어여쁜  며느리를 자신의 아들로부터 적절히 떼어 놓으면서도 외부 사람들에게는 드러나지 않게 은밀히 자손을 보아야 하는 이중적인 문제를 해결할 통로를 이 집 어느 곳엔가 마련했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절대적인 필요성이 매산종택의 이 장소에 그대로 녹아나 있습니다.
- 안채 머릿방 뒤쪽 방문

결혼한 아들이 머물렀을 사랑채에 있는 작은 사랑방의 뒤쪽 방문과 며느리가 머물렀을 안채의 머릿방 뒤쪽 방문은 지척의 거리에 있으며, 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두 사람만의 통로는 조상의 보호를 받는 듯 사당을 둘러싸고 있는 담의 일부에 의해 더욱 은밀하게 감추어져 보호받고 있습니다.
- 작은 사랑방 뒤쪽 방문

생각없이 무심코 바라다 보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 같은 대상도 그 자체에 대해 좀 더 알고 애정을 갖고 다시 바라보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옴을 경험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어떤 대상을 이해함에 있어 먼저 애정을 갖고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산종택과 같은 한옥도 지금은 비록 낡고 누추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에 대해 좀 더 이해할려고 노력해 보면 현재 이 시점에서도 우리들이 배워야할 삶의 지혜를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 안채 머릿방 뒤쪽 방문에서 본 통로

이곳을 오고 갔을 은밀한 걸음은 세월 속에 묻혀버렸고, 조용히 잡아당겼을 방문의 손잡이 고리에 담긴 가슴떨림도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세월의 때에 절은 문풍지는 군데군데 찢겨있어 쓸쓸함을 더해 주지만, 그래도 마음의 눈을 열고 이곳에 서면 조용히 걸어갔을 걸음걸이에 실린 설렘을 느낄 수 있을 지 모릅니다.

지척에 있는 작은 사랑방과 머릿방을 이어주는 은밀한 통로인 이곳은 오랜 세월만큼이나 많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며, 지금도 그 사연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용히 속삭이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by 하늘사랑 | 2007/05/08 07:32 | 문화유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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