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정(山水亭) 문화·유적

- 산수정

산종택이 있는 매화골에는 이름과는 달리 매화가 피지 않습니다. 그래도 매화골은 봄이 좋습니다. 입구에 해당하는 선원, 삼매에는 평지와 구릉에 복숭아밭, 사과밭이 널려 있어 그 꽃들이 피어날 때의 황홀함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게 합니다.

마을로 접어 드는 길은 시내와 산을 끼고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그 산, 켜를 이룬 바위와 벼랑 위로 진달래가 무리지어 피어나면 바위와 꽃과 산빛이 서로 도와 찬연한 봄빛을 만듭니다. 마을을 들어서면 이 집 저 집의 산수유가 노랗게 피어 마중하는 봄날 매산종택 가는 길은 잔잔한 꿈결같은 길입니다.
- 산수정

매산종택에서 마을 안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얕은 개울을 건너 벼랑 위로 산수정(山水亭)이 골안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이곳은 매산이 글 읽고 산수를 즐기던 곳입니다.

산수정은 세 칸 짜리 맞배지붕집으로, 가운데는 마루가 있고, 양쪽에 작은 온돌방이 있습니다. 방 앞으로는 툇마루를 달아 내어 정자의 앞면에서 옆면으로 꺽어 난간을 설치하였습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퇴 아래 기둥이 지형대로 길고 짧게 바위에 뿌리를 박은 채 툇마루를 받치고 있어 툇마루는 허공에 떠 있는 모습입니다.
- 산수정 마루에서 본 풍경

정자는 매화골(梅谷)의 모습을 손금 보듯 낱낱이 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있으나, 마루에 오르면 돌보는 손길이 없는지 키 큰 잡목들의 가지가 앞을 가립니다.
- 산수정 실내에 걸려 있는 현판

산수정(山水亭)에 걸려 있는 산수정 원운(原韻)입니다.

自是雲林有宿盟     구름 걸린 숲에 오랜 맹세 두었더니,
層臺高處結茅楹     층대 높은 곳에 초갓집 지었노라.
靑山屹立千年色     우뚝 솟은 청산엔 천년의 빛이요,
碧磵長奔萬里聲     길이 달리는 푸른 산골물(碧磵)에는 만리로 흘러가는 물소리로다.
觀象敢竅仁智妙     자연의 물상을 보고 감히 인과 지의 묘한 이치 엿보며,
開軒偏愛峙流淸     난간 열어두고 오로지 높은 곳에서 흘러오는 맑은 물 사랑하노라.
世間榮利非吾願     세간의 영리는 내가 원하는 것 아니니,
好把殘篇了此生     성인의 경전 붙들고 이 생애를 마치려 하노라.

매산은 청빈한 벼슬살이를 그만두고 67세 되던 해 자제들과 지우들의 도움으로 겨우 이 정자를 마련하여 산수정(山水亭)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논어에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仁者樂山), 지자는 물을 좋아한다(智者樂水)'는 뜻을 취하고, 또 주자의 시 중에 '내 자신이 인과 지의 마음에 부끄러운데(我慙仁智心), 우연히 스스로 산수를 사랑하도다(偶自愛山水)'라는 구절에서 이 이름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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