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하지 마세요"란 제목의 '돈 컴 노킹'(Don't come Knocking)은 빔 벤더스 감독이 '파리 텍사스'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퓰리처 상을 수상한 극작가이고, 또한 영화감독에 배우이기도 한 샘 셰퍼드와 약 20년 만에 함께 만든 로드무비로, 인생의 쓸쓸한 황혼기와 맞닥뜨린 늙은 퇴물 배우의 인생과 가족 찾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Edward Hopper,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30 x 60 in.,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빔 벤더스가 빚어낸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 장면 하나하나에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인간관계의 단절감과 고독감이 깊이 배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의 삶에 있어 권력이나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적 관계이며, 어쩌면 현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이러한 단절감과 고독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 관계의 회복을 통한 사랑이 절실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출연배우로는 샘 셰퍼드와 제시카 랭을 중심으로 팀 로스, 에바 마리 세인트, 사라 폴리, 가브리엘 만, 페어루자 볼크의 연기 앙상블이 티 본 버네트의 음악과 곁들여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 줍니다.
달콤한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이 영화는 조금은 지루하고 갑갑함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몇 번을 되씹어 보면 맛이 더욱 우러나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고 의미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거칠고 황량한 미국 서부의 풍경을 아름답고 선명한 색감으로 포착한 장면들은 순전히 빔 벤더스와 촬영감독 프란츠 러스티그의 덕분이며, 빔 벤더스가 영화감독이 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화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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