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의 뒤늦은 후회...

- 김근태 (사진 출처: 중앙SUNDAY)

근 중앙SUNDAY에 실린 김근태의 인터뷰 기사는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한나라당의 승리가 거의 확실하게 되어가는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정부의 한 축을 이루었던 실세 중 한 사람인 그가 느낄 마음의 착잡함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여권에 대한 싸늘한 국민의 시선은 바로 자신에 대한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근태는 결정적인 순간의 결단력 부족과 유약함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의 실세들 중에선 드물게 순수성을 한결같이 유지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의 그의 이야기는 현 정부의 다른 사람들의 말에 비해서는 훨씬 더 진실되게 다가옵니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정치인들은 왜 자신들이 극단적인 어려운 처지에 빠져 보아야만 비로소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추구하는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진실성이 있었는지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으나) 지난 탄핵소동 여파로 침몰 일보 직전이었던 한나라당의 몸부림에서 그러한 예를 보았습니다.

흔히들 변화무상한 것이 정치판이며,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 늘 변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래서일까요? 4년 만에 정치적 상황은 이처럼 정반대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여권은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으며, 야당인 한나라당 후보는 여러 가지 도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왜 여권이 지금처럼 이처럼 처참하게 몰락하였는지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 경제를 구분하지 못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중산층과 서민에게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국가 경제가 좋아졌는데 왜 인정하지 않느냐'고 윽박질렀다. 자꾸 경제가 좋다고 하니까 일반 국민은 '너희가 잘 먹고 잘 사니 경제가 좋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여론조사를 보면 검찰의 BBK 수사 결과를 못 믿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데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반등하고 있다. 이게 우리 국민의 현재 정서다. 이명박 후보 식의 강자 독식, 시장 지상주의는 대분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호소해도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해도 역시 들어주지 않는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야속하냐고 물은 기자의 질문에 그는 "간혹 그런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국민이 경청해주실 때 더 잘했어야 하는데, 신호가 왔을 때 반성하고 결단했어야 하는데…. 후회막급이고 자업자득이다. 이제 지지층이 대부분 떠나고 우리는 완전히 '거지'가 돼 버렸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우리는 양지에 있으면서 분열했고, 특권층이던 상대는 음지에서 단결했다. 중산층과 서민의 삶이 개선되지 않은 탓에 담론의 투쟁에서 패배했다. 국민의 눈에 우리도 기득권층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주류 출신들에 대해서도 자성론을 폈습니다. "과도한 도덕적 자신감 때문에 오만하게 비쳤고 결국 고립당했다"며,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국민이 보기에 일반 정치인과 별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골프 안 치는 386도 별로 없지 않으냐"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의 끝에 "사람이든 정치세력이든 치를 대가를 다 치르고 거의 죽을 지경이 돼야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김근태의 인터뷰에서 비록 늦었지만 현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왜 실망하고 지지를 철회하였는지, 그리고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차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슬픈 정치적 상황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한 가닥 희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by 하늘사랑 | 2007/12/09 09:56 | 잡상잡필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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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OSH at 2007/12/09 11:00
다 맞는 소리라서 정말 눈물만 나네.. T-T
정동영은 저 소리를 인정할까....
Commented by 우주괴물 at 2007/12/09 13:08
정동영 주변에 쓸만한 사람이 한두명만 있었어도 -_-;
Commented by 카나코 at 2007/12/09 13:46
밸리에서 왔습니다.
아...근태형..ㅠ_ㅠ 다음엔 꼭 제가 열심히 하리다.
꼭 더 강해져서 나오세요.
Commented by 바람길 at 2007/12/09 14:49
대선은 둘째치고 내년 총선이 더 걱정입니다.
개헌 저지선까지 뚫릴까봐 걱정될 지경...
Commented by v at 2007/12/09 15:15
"이명박 후보 식의 강자 독식, 시장 지상주의는 대분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호소해도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해도 역시 들어주지 않는다"
Commented by aa at 2007/12/09 15:30
어휴..
Commented by 죽팅이 at 2007/12/09 15:33
김근태를 보고서 DC에서 이런 평가를 했었죠. 8월16일날 독립운동나갈 사람이라고요.

김근태 앞으로 좀 나아질려나요? 도덕성에야 이의가 없지만 능력이라는 점에서 완전 낙제점평가를 내리고 있기에 전혀 지지할 생각없지만 사람이 고생을 하는 만큼 학습을 하는 법이니 이걸 계기로 삼아 좀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주괴물님. 쓸만한 사람이 정동영 주변에 없다면 어쩌다 보니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런건 아니라고 봅니다.그건 정동영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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