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선택

17대 대통령선거는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한 이명박의 당선이 말해주듯이 한나라당의 압승과 범여권의 참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한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으나, 참여정부의 거듭된 경제정책의 실책으로 인한 서민경제의 침체로 서민경제의 회복을 기대하였던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회복을 앞세운 이명박의 당선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이제 대선은 끝났고, 다가오는 5년은 좋든 싫든 이명박 정부가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이명박이 자신의 약속대로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이명박이 박근혜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지, 이에 대한 박근혜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서로 껄끄러운 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서로 경쟁자의 입장에 있었고 추구하는 목표 또한 상당 부분 다릅니다. 특히 이번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할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불신은 깊어졌습니다.

경선 후 박근혜의 경선결과에 대한 승복과 대선과정에서의 지원유세 등으로 서로간의 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것은 단지 표면적인 모습일 뿐 근본적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근혜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겠다는 이명박 측의 말은 단지 대선용일 뿐, 대선이 끝난 지금 박근혜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존재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이명박이 진심으로 박근혜를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있는지는 다가오는 총선 공천과정을 지켜보면 좀 더 확연히 드러날 것입니다.

이명박 측에 있어서 박근혜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같이 가자니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고... 물론 현재 칼자루는 이명박 측이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죠. 이 칼은 만일 잘못 휘두르다간 도리어 자신이 베일 수도 있는 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치구조상 대통령은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외견상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에 선택된 이명박 측이 절대 우세한 입장이고 상대적으로 박근혜 측은 열세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 박근혜는 영남, 특히 대구 경북에선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충청지역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이명박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많은 부분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로 생각하면 될 것이고, 충청지역에서 근소하게나마 이회창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박근혜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박근혜가 이회창을 지지하였다면 적어도 영남지역과 충청지역에서의 이회창의 득표율은 훨씬 더 높았을 것입니다.

이는 이회창이 대선 막바지에 왜 그토록 박근혜에 매달려 삼고초려의 수모까지 겪었는지를 되돌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측이 이회창에게 지원을 요청하였을 때 매정하게 거절한 이회창으로는 자신의 이번 수모로 지난 일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어느 정도 던 효과도 없진 않았을 것입니다.

앞으로 이명박 측이 박근혜와의 관계설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바로 이회창의 정치재개입니다.

이회창이 새로운 보수정당을 창당하여 한나라당과 맞서기로 한 이상, 그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박근혜가 합류하여 총선을 함께 치르는 것입니다. 만일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적어도 충청지역과 영남지역에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제1야당도 꿈꿀 수 있을 것이며, 박근혜가 이명박 측의 핍박으로 인하여 탈당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다면 그 파괴력은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이런 경우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과반수 획득도 쉽지 않을 것이며 이명박의 정치력은 처음부터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박근혜로서도 쉽게 한나라당을 탈당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는 그녀로서는 한나라당이 대권 도전에 있어 가장 훌륭한 발판임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몽준이나 이재오와 같은 잠재적 경쟁자들이 없는 것은 아니나 현재 한나라당에서 차기 대권 후보로 박근혜에 맞설 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많은 우여곡절이야 있겠지만 앞으로 5년만 잘 버티면 그녀에게 또 한 번의 대권 도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by 하늘사랑 | 2007/12/25 14:18 | 잡상잡필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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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illn at 2007/12/25 18:44
이회창 때문에 공주님의 몸값이 올라가는 군요 ㅎㅎ; 정몽준, 이재오는 수준 미달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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