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21일
군밤장사 할머니와 강아지

해운대 시장 부근 길가에서 십 년 넘게 군밤을 팔고 있는 할머니 한 분이 있습니다.
장사 밑천이라야 석탄 난로 한 개와 몇 개 놓여있는 군밤이 전부이다시피한 이 할머니 옆에 뭔가 꼼지락거리는 게 있어 자세히 보니 종이박스 속에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 있는 사연을 들어보니 강아지 어미로부터 치면 이곳에 군밤장사를 할 때부터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듣고 보니 할머니와 강아지는 10년을 훌쩍 뛰어넘는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한평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런저런 인연을 맺고 살아가지만 십 년 넘게 한결같이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물질이 모든 것을 대신하고, 서로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게 요즈음의 세태인 탓에 변함없는 순수한 인간관계는 어쩌면 허망한 희망에 불과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군밤장사 할머니와 강아지가 이어오는 십 년을 훌쩍 뛰어넘는 인연의 끈은 무엇보다도 인간관계에서는 흔히 생기기 쉬운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 대신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지가 훨씬 더 단단한 때문일 것입니다.
이곳에 군밤장사를 나올 때 함께 나오고, 장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도 같이 돌아가는 이 강아지는 할머니의 가족관계를 물어보지 않아 알 수는 없으나 할머니의 가장 가까운 벗이자 동반자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 by | 2008/01/21 10:34 | 잡상잡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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