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버그 맥주...

- 칼스버그 맥주의 광고판
- 칼스버그 맥주의 광고판 설치 모습

스버그(Carlsberg) 맥주의 멋진 광고판은 언뜻 보아선 네온사인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빈 맥주병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것도 자사의 빈 맥주병으로 이렇게 멋진 광고판을 만들어내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칼스버그 맥주는 안데르센과 더불어 덴마크가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160년 역사의 맥주로, 덴마크의 왕실로부터 왕관문양을 라벨에 넣을 수 있는 영광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맥주는 조금은 거친 듯한 쓴맛과 깔끔한 뒷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스버그 맥주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습니다. 모험, 기업가로서의 담력, 부자간의 불화, 과학발달에의 기여, 예술품과 골동품의 대규모 수집 등의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Mr. Carlsberg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유틀란트반도에 살던 Jacobsen 가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1700년대 어느 날, 더 나은 생활과 행운을 잡으려고 Christian Jacobsen은 코펜하겐으로 떠납니다. 고향에서 맥주를 빚는 일에 종사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그는 양조가로 자수성가를 했습니다. 비록 소규모긴 했지만 그는 온도계를 사용하는 몇 안 되는 양조가의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아들 Jacob Christian Jacobsen도 아버지의 일을 도와 많은 일을 했습니다. Jacob이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사업에 참여했을 때는 나폴레옹 전쟁이 막 끝난 무렵으로, 유럽은 여러 방면에서 침체되고 후퇴하는 시기였으며, 맥주는 상면발효로 발효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식견이 있었던 양조가들은 바이에른에서 시작된 새로운 방식의 하면발효 맥주 라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던 때였습니다.

모험심이 남달리 강했던 Jacob은 독일의 바이에른으로 달려가 당시 뮌헨에서 Spaten brewery를 경영하던 바이에른의 유명한 양조가 Gabriel Sedlmayr 문하에서 양조기술을 배웠습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아버지의 양조장에서 라거를 생산하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효모에 대해서는 별로 배운 것이 없다고 느낀 그였지만 효모야말로 라거를 생산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확신과 함께 어떻게 하면 생산에 필요한 효모를 계속 확보할 수 있을까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바로 루이 파스퇴르가 발효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던 때였으며, 한편으로는 Balling이 효모에 대한 설명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어쨌거나 효모가 절박하게 필요했던 Jacob은 마차를 타고 다시 600마일 떨어진 뮌헨으로 가서 Sedlmayr에게서 효모 두 항아리를 얻어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효모 온도가 상승하여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중간 중간에 마차를 세우고는 항아리가 담겨 있던 물통의 물을 반복해 갈아주면서 코펜하겐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Jacob은 이 효모를 가지고 덴마크에서 최초로 하면발효 맥주를 판매용으로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맥주의 성공으로 그는 많은 돈을 벌었으며, 그의 어머니에게서 상속받은 돈을 합쳐 땅을 사서 새로운 맥주공장을 세웠습니다. 공장부지는 덴마크 최초 철도가 지나가는 지역 바로 옆의 언덕이었습니다. 덴마크어로 언덕을 뜻하는 berg(= hill)와 자신의 다섯 살되는 장남의 이름 Carl을 합하여 회사의 이름을 Carlsberg라고 지었습니다. 그리하여 Carlsberg라는 상표로 1847년 11월 10일부터 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후 장남 Carl이 아버지의 공장옆에 새로운 공장을 짓게 되자, 장남 Carl이 지은 공장을 New Carlsberg, 아버지 Jacob의 공장을 Old Carlsberg라고 칭했습니다. 1875년 Jacob은 유명한 Carlsberg 연구소를 설립하여 양조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의 과학발달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으며, 그 다음해에는 Carlsberg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말년에 그는 한 사람의 젊은 과학자를 연구소에 채용했는데, 그가 다름 아닌 Emil Hansen이었습니다. New Carlsberg에서 근무하던 Hansen을 재단연구소로 데려온 것입니다. Hansen은 프랑스 파스퇴르의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 효모 순수분리법을 확립함으로써, 효모 중에서 원하는 맛과 향을 내는 종자 효모를 분리하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이러한 Hansen의 업적 덕분에 맥주는 급속히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시장에서의 승패는 숨어 있는 효모가 좌우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by 하늘사랑 | 2008/03/20 14:08 | 잡상잡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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