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23일
천연 꼬꼬댁 (天然コケッコ)

일본영화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작은 부분에서도 자연스러운 감동을 일으키게 하는 섬세함과 이러한 감정의 흐름을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게 표현하는 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이 슌지(岩井 俊二) 감독의 '러브레터'와 같은 이런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는 일본영화들을 좋아하게 된 이후, 모처럼 가슴 설레는 사랑스러운 영화 한 편을 보았습니다.
구라모치 후사코(くらもちふさこ) 작가의 인기 만화를 야마시타 노부히로(山下敦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각본은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의 와타나베 아야(渡邊あや)가 맡은 '천연 꼬꼬댁(天然コケッコ, 2007)'이 바로 그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재미를 더해주는 데는 여섯 명 아역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있습니다. 너글너글한 시마네현(島根縣) 사투리와 자연스러운 몸짓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합니다. 이들 중에서도 단연 여주인공 미기타 소요(右田そよ) 역을 맡은 카호(夏帆)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쓰이노리하우스(三井のリハウス) 소녀로 유명한 그녀는 청순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외모 못지않게 첫사랑에 당황하거나 별일 아닌 일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 감정의 흔들림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영화는 초등학생 3명과 중학생 3명, 총 6명의 학생이 전부인 시마네현(島根縣)의 산간 지역에 있는 시골 분교가 무대입니다. 도쿄(東京)에서 잘 생긴 소년인 오오사와 히로미(大澤廣海)가 이곳 분교에 전학을 오게 되면서 여중생인 미기타 소요(右田そよ)의 마음은 한껏 들뜨게 됩니다. 히로미 또한 소요가 싫지는 않은 듯 둘은 어느 사이 사귀는 사이가 됐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느긋하면서도 가슴 설레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신기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내내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고, 단지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일들이 한가롭게 진행될 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적이고 한가로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왠지 모를 긴장감과 가슴 아련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갖게 되는 이러한 느낌은 어쩌면 지나간 청춘에 대한 아련한 추억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이러한 소중한 감정들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해준 구라모치 작가와 와타나베 작가, 야마시타 감독에게 찬사를 보낼 따름입니다.
# by | 2008/03/23 18:22 | 영화산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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