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30일
화명동 친구 집에서...

일상적이고 형식적인 모임을 유난히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이런 만남은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이처럼 아무런 부담없이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일도 많지 않거니와, 이런 시간은 뒤끝 없이 적당히 취하게 하는 좋은 술처럼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부산 화명동에 사는 오랜 친구 집에 모여 모처럼 즐거운 저녁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서로 알고 지낸 지가 몇십 년이 넘었으니 서로 모르는 것이 없을 것 같은 사이이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새삼스럽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 가끔 생겨 놀라움을 줍니다.
이 친구 부부는 서로 맞선을 본 지 2주 만에 결혼하였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초고속으로 진행된 결혼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부부는 같이 살면서 서로 이런저런 다툼이 쌓인 탓인지는 몰라도 다시 태어나 결혼할 수 있다면 지금의 배우자와는 다시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 뜻밖에 많은데, 이 친구 부인은 다시 태어나도 친구와 다시 결혼할 것이라고 합니다.
대단한 잉꼬부부입니다.
그냥 한번 해본 소리겠지만 그래도 친구 부인이 말하는 그 이유가 더 걸작입니다.
몇십 년 동안 겨우 지금처럼 맞춰 놓았는데, 다시 이런 고생을 사서 하기는 싫어서 라나요..., 아무튼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짧은 머리를 한 사람은 장안요를 운영하고 있는 신경균 씨입니다. 앞에 놓여 있는 찻잔은 모두 자신이 직접 만든 것들이고요.
인간관계는 복잡한 것 같지만, 뜻밖에 단순하기도 합니다.
신경균 씨는 남에게 싫은 소리 듣기나, 지기 또한 싫어하는 강단이 있는 성격이지만 옆에 같이 앉아있는 후배에겐 꼼짝을 못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인데, 어릴 때부터 '형'이라고 부르며 지낸 사이인 까닭입니다. 세월 그렇게 흘렀지만 어릴 때 같이 자라면서 형성된 이런 인간관계는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변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 by | 2008/03/30 09:31 | 잡상잡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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