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3일
너그러움을 보여주는 우리 옛 도자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합니다.
서로 다르게 생긴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언어와 문화 등..., 솝꼽기에는 너무 벅찰 정도의 다양함이 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이러한 다양함은 가치기준이란 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주관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니 아름다움을 보는 기준도 자신이 살아온 환경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겠죠.
따라서 우리 정서에 더 맞다 보니 그런지 몰라도 우리 옛 도자기에서는 일본이나 중국, 특히 유럽 등 다른 나라의 도자기에서 느끼기 어려운 친밀감이나 동질성을 느끼게 됩니다. 첫눈에 맛보는 감동을 우리 옛 도자기에서 훨씬 더 쉽게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우리 옛 도자기에서 느끼는 감동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사람마다, 그리고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우리 옛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까다롭지 않은 넉넉함, 그리고 여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의 분청사기는 모양이 찌그러져 절름발이처럼 한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그릇 안쪽 바닥에는 위에 올려서 구운 그릇의 굽 자국이 뚜렷이 남아있고, 유약 또한 그릇 바닥에 뭉쳐져 있습니다.
만일 엄격한 좌우대칭을 균형의 잣대로 삼는다면 이 도자기는 심한 불균형 상태에 있으며, 그릇 바닥의 굽 자국도 또한 결점이 될 수 있어, 심하게 표현하면 가마에서 이미 깨뜨렸어야 할 불량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분청사기는 도공에 의해 깨뜨려지지도 않았고, 누군가의 손에 사용되었다가 몇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를 혹자는 당시 도자기가 귀한 물건이다 보니 웬만한 결점은 무시하고 사용해서 그렇다고 폄하할 지도 모르겠으나, 당시 조상들은 그릇을 사용함에 있어 큰 결함만 없다면 웬만한 결점은 포용하는 너그러움과 여유가 있어 지금까지 이 분청사기도 살아남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 조상들의 이러한 너그러움과 여유가 있었기에, 흔히 공주 계룡산 부근에서 만들어졌다고 하여 '계룡산'이라고 부르는 이 분청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질박함, 자유로움, 대담함, 소탈함을 지금까지 맛볼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요?
# by | 2008/04/23 11:43 | 옛 도자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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