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내각의 원죄'라는 칼럼을 읽고... etc.


아일보의 기사나 논조가 몹시 편파적임은 더 재론할 필요조차 못 느낍니다.
 
따라서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기사들이 철저히 정부·여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며, 5월 9일 오늘자 정치·사회면 신문기사의 대부분이 이런 관점에서 도배하다시피 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도 혹시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의 역할을 흉내라도 낸 글은 없을까 하는 심정으로 찾아보다가 그나마 찾아낸 글이 김순덕 편집부국장이 쓴 '부자내각의 원죄'라는 칼럼입니다. 이 글의 전문이 궁금하시면 맨 아래에 '링크'를 걸어놓았으니 찬찬히 한번 살펴보면 될 것입니다.
 
그럼,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동아일보에 실린 칼럼치고는 그나마 비판적인 내용이 조금이나마 있으니 한번 읽어볼 만하다는데 의미를 두고 살펴볼까요...
 
물론 이 글은 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어난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등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글입니다. 글의 요지는 이명박 정부의 시장경제 정책 방향은 옳은데, 집권 초 내각과 청와대 인사를 잘못 기용하여 경제정책까지 불신을 초래하였으니 이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뭐, 그런 내용입니다.
 
(선입견인지 모르겠으나) 이 칼럼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은 이 글의 밑바닥에 혹시 새 정부는 옳은데 국민들이 비이성적으로 오해하여 오늘과 같은 새 정부의 위기가 생겼다는 전제를 깔고 있지나 않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 심리는 그게 아니다. 내각과 청와대에 부자가 많더라는 인식이 일단 뇌에 입력되면, 아무리 꼭 그렇진 않다는 사실을 들이대도 소용없다. 심리학으로 말하면 ‘확증적 편견’이다. 여기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적은 수의 법칙’까지 더해지면, 부자 내각이 내놓는 어떤 정책도 부자들만을 위한 음모쯤으로 각인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마음의 힘은 실용보다 강력하다. 무의식적으로 뒤틀리니 통제도 불가능하다."
 
인용한 글 중에 '잘못된 생각을 옳다고 확신하는 상태'라는 의미의 ‘확증적 편견’이란 심리학 용어를 인용까지 한 것이 혹시 우리 국민들이 새 정부에 느끼고 있는 지금의 분노가 이런 확정적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확정적 편견'이나 '적은 수의 법칙'과 같은 심리적 문제가 있으므로 내각과 청와대 인사들 대부분이 부자였다는 사실은 인사정책에 있어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는 인식 때문이었는지 궁금하였지만, 글을 모두 읽어보고서는 후자 쪽으로 생각하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조직이나 그 구성원들은 대개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을 취하기가 쉽습니다. 따라서 국민들이 느끼게 되는 위화감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는 젖혀두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는 정부 내각 각료나 청와대 인사들의 대부분이 부자라면 이들의 머리에서 나온 정책 방향도 결국은 자신들과 같은 계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은 이때까지 겪어온 경험에 따르더라도 그다지 허황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보아서는 안 되겠지만, 내각과 청와대 인사들 하나같이 재산이 많았다는 사실, 더구나 일부 인사는 재산형성과정이 떳떳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작부터 경제학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지식인이 시장에 회의적이었지만, 그래도 돈 없고 ‘빽 없는’ 소외계층에게는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계층 상승이 가능한 시장경제가 훨씬 인간적이다."
 
시장경제의 우월성을 설명하기 위한 이 말이 제대로 설득력을 갖으려면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정글의 법칙만이 난무하는 약육강식의 시장경제가 아니라, 체급이 서로 다른 선수들을 같은 링에 세우지 않는 권투경기와 같이 각자의 능력을 고려하는 그런 공정한 경쟁이 먼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칼럼을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글의 마지막 부분 때문인데, 이 칼럼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며 또한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사랑엔 미안하다는 말이 필요 없다지만 정치에선 아니다. 대통령이 실수를 인정하고 인사와 국정을 쇄신하고 국민에게 사과도 해야 상처 입은 마음이 풀릴 수 있다.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는 것처럼 너무 이른 때도 없는 법이다."
 
이명박 정부를 그토록 옹호하는 동아일보의 편집부국장까지 이렇게 말할 정도이니 지금부터라도 새 정부는 국민들과 계속 맞부딪치려고 하지 말고 그동안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한 후, 앞으로 국민들을 진정으로 섬기는 자세를 보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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