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사진

Untitled, Beneath the Roses, 2004, courtesy of Hiscox Art Projects. ⓒ Gregory Crewdson

녁 무렵의 미국 교외 어느 곳, 조금 전까지도 비가 온 듯 길에는 곳곳이 물이 흥건히 고여 있고, 길 한가운데 물끄러미 앞을 응시하며 서 있는 한 노인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사진은 그레고리 크루드슨(Gregory Crewdson, 1962~)이란 미국 사진작가의 사진입니다.

그는
현재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자신의 어린 시절에 경험한 성장통으로 인해 느꼈던 삶에 대한 불안감 등을 주로 교외풍경에 투영한 사진들을 통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사진은 치밀한 계획으로 연출되고 우연적인 요소들을 통제하기 때문에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이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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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하늘은 짙게 구름이 깔려있고, 해는 이미 저물어 사방은 짙은 땅거미가 깔려 있습니다. 차도 드문드문 달리고 오고 가는 사람의 모습도 거의 볼 수 없는 한적한 길 한가운데 한 노인이 물끄러미 서 있습니다. 저녁 시간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따뜻한 집 같은 것은 아예 없는 듯 힘없이 서 있는 옆모습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이 남루한 모습의 노인이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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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물끄러미 쳐다본 곳은 다름 아닌 '오아시스 술집'이란 붉은 네온사인이 빛나고 있는 술집입니다. 그가 지금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은 단지 한 잔의 알코올이었군요...

그레고리 크루드슨은 이처럼 쓸쓸하고 소외된 도시민, 아니 현대인의 외로움을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진에서 줄곧 받고 있는 이러한 느낌에는 그도 인정하였듯 미국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영향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그럼, 그의 사진을 하나 더 보시죠.

굵은 빗줄기가 사정없이 쏟아지는 길 한가운데,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한 남자가 역시 물끄러미 길바닥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의 옆에는 고장이 난 것으로 보이는 그의 자동차와, 그리고 그의 것으로 보이는 손가방이 길 위에 놓여 함께 비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는 이런 그의 딱한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보이질 않습니다.

지금 이 남자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처럼 하염없이 비를 맞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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