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자’는 걱정이 없겠지만... etc.

- 내일만평, 2008년 9월 2일자
 
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형편을 돌아보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궁금증이 가끔 생깁니다.
 
그들은 노무현에 대한 반감으로 홧김에 서방질을 한 것이지, 아니면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경제 하나는 제대로 챙겨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조금이라도 펴게 해 줄 것으로 생각을 한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 모르지만, 이명박 정부의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면 영 실망스럽습니다.
 
대통령 취임초부터 인사문제로 실망감을 안겨주더니, 연이어 미국 쇠고기 수입문제로 치명타를 맞고 헤매다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의 선전으로 조금 만회하는가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불교계와의 갈등과 '9월 위기설'이나 '제2의 외환위기설'과 같은 어수선한 경제 사정으로 그에 대한 지지도는 다시 추락하고 있습니다.
 
(무슨 정책을 발표할 때 꼭 외래어를 쓰야 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비행기 기종 이름과도 비슷한 '747 프로젝트'라는 그럴싸한 공약은 싹수가 노래서 더 이상 거론할 필요조차 없으며, 'MB 노믹스'라는 것도 결국은 건설업자와 대기업, 그리고 일부 강남 부유층을 배불려 주는 정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아무래도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것만 같아 영 불안불안합니다.
 
지난 1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만 두고 보더라도 '부자들에겐 돈 폭탄, 서민에겐 물가 폭탄' 이란 비아냥이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5년간 26조원대의 세금을 깎아준다는 이 정책은 부자들의 상속증여세는 최고 67%까지 줄어드는 반면, 서민들 소득세는 고작 2% 내린다고 합니다. 이는 "소수 부유층에 혜택이 집중된 '세금퍼주기' 정책"이란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강부자' 정부라는 비아냥을 듣게 되죠.
 
'MB 노믹스'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공기업의 민영화는 어떻습니까?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합리화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기업의 민영화도 실은 알짜배기 공기업을 민간에 대거 팔아넘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하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최소한 공기업의 민영화가 부자들에게 세금을 퍼줌으로써 비게 되는 나라 곳간도 채우고 대기업들에게 또 다른 특혜도 안기는 '꿩 먹고 알 먹기'식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집권 전 호언장담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가 이끌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점점 침체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정권출범과 동시에 나타날거라던 'MB 효과'는 고사하고, 되레 깜깜한 경제파탄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외국자본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주식시장이 연일 추락하고, 환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로 초래된 신용위기로 그동안 유동성 하나만으로 세계적으로 한껏 부풀려진 거품이 사라지는 과정 탓도 있겠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꼭 필요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성 상실에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이명박 대통령의 정신적 동반자인 강만수 장관으로는 어렵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그는 부적절한 환율개입이나 시장경제의 흐름을 무시한 관치경제의 시도 등으로 많은 비판을 자초하였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경제현실과 세계적인 경제흐름을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경제팀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MB 노믹스'란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된 경제공약을 재검토하여,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의연한 정책이나 단발성의 경기부양책 같은 것은 과감하게 폐기하고, 당장은 어렵더라도 우리 경제를 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이나 경부운하와 경인운하와 같은 큰 후유증이 예상되는 갖가지 경기부양책은 과감하게 재고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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