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 After Reading 영화


엔 형제의 머릿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그들의 영화를 볼 때마다 생기는 궁금증입니다.

코엔 형제의 최근 영화인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제목을 직역하자면 '읽고 나서 태워라', 뭐 이런 뜻이겠죠. 제목만 봐서는 제5전선과 같은 첩보영화의 제목으로 딱 맞는데…. 사실 CIA도 등장하고, 러시아 대사관도 등장하긴 합니다만 이 영화는 황당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돌발적인 폭력이 가미된 블랙코미디물에 가깝습니다.

이 영화 역시 코헨 형제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들 영화에서 묻어나는 특유의 유머와 폭력, 그리고 불확실성과 황당함 등이 여지없이 이 영화에서도
등장하며, 어처구니없는 상황과 앞뒤 분간 못 하는 대책 없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기묘한 웃음 뒤에 드리워진 섬뜩함도 함께 느끼게 됩니다.
- 오스본(존 말코비치)


'파고'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코헨 형제의 영화들에서 줄곧 흐르는 주제는 인간의 탐욕과 그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어처구니없는 비극입니다. 결론적으로 코헨 형제의 영화들은 모든 불행은 무지와 탐욕에서 비롯되며, 삶은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싶은 듯 보입니다.

코헨 형제의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하나같이 겉모습만 멀쩡할 뿐 실속 없이 어수룩하기만 합니다. 이들은 사소한 욕심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는데, 그 대가가 그들의 욕심에 비해 너무나도 크다는 점이 항상 문제입니다.

- 채드(브래드 피트)

이 영화에서도 어떻게든 성형수술비만 마련하면 된다는 린다(프란시스 맥도맨드)나 신나는 모험과 전율을 즐기고 싶은 어벙한 채드(브래드 피트) 역시 자신들이 벌인 행동이 마지막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 줄 상상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이 영화는 굳이 코헨 형제의 영화가 아니래도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끌 만합니다. 오스본 역의 존 말코비치, 린다 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 해리 역의 조지 클루니, 그리고 채드 역의 브래드 피트 등 이 시대 최고의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대결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파워풀한 연기로 치자면 존 말코비치가 압권이고, 능글맞은 바람둥이 연기의 조지 클루니나 철딱서니 없는 멍청한 연기를 선보인 브래드 피트의 연기 또한 재미삼아 볼만 합니다.
- 린다(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해리(조지 클루니)

린다 역을 맡은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이 영화 외에도 코헨 형제 영화의 단골손님이다시피 합니다. 비록 빼어난 미모를 갖추지는 못하였으나, 코헨 형제의 영화인 '파고'에서
만삭의 경찰서장 마지 역을 맡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을 만큼 연기력 하나만큼은 이미 인정받았습니다.

그녀는 1984년 코엔 형제의 데뷔작인 비극적인 필름 누아르 '분노의 저격자' (Blood Simple)로 데뷔하였고, 그 후에도 '애리조나 유괴사건' (Raising Arizona, 1987), '밀러스 크로싱' (Miller's Crossing, 1990)과 같은 코헨 형제의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이러한 인연으로 형인 조엘 코엔과 결혼까지 하였습니다. 결혼 후에도 '파고' (Fargo, 1996),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The Man Who Wasn`t There, 2001)와 같은 코헨 형제의 영화에 계속 출연하였으니, 코헨 형제 영화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대단히 질긴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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