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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10:37

노무현을 보내며... 잡상잡필

ⓒ 프레시안 (일러스트 손문상)

무현은 살아생전보다는 죽은 후에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생전에 못 받았던 사랑을 뒤늦게나마 받게 되어
절망 속에 자살한 그의 넋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다면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의 죽음 후에 나타난 애도행렬은 애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거의 신드롬이라 할 만큼 대단하였습니다. 이 애도행렬은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 데, 김해에서도 한참 외진 곳에 있는 봉하마을에서만
조문객이 10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처럼 뜨거운 조문행렬은 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미안함과 애정의 깊이가 얼마나 깊고 큰 지를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비록 대통령 재직 시엔 끊임없는 조소와 비난을 받았지만, 어찌 보면 그는 우리가 가졌던 대통령 가운데 가장 소탈하고 인간다운 냄새가 났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땅에 살면서 지역적 편견에서 벗어난다는 게 전혀 쉽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알게 모르게 주입된 이런 지역적 편견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우리의 사고를 얽매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 부산은 노무현에게 결코 따뜻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희망과 기쁨보다는 오히려 숱한 좌절과 고통을 안겨준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곳도 그가 어느 정치가보다 솔직하고 깨끗하며 인간적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지역적인 편견을 끊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그는 우리 정치인들 가운데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퇴임 후 고향에 내려와 고향을 위해 소탈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수없이 그를 비난해온
나 자신이 가끔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한 번도 그를 지지한 적은 없었지만 퇴임 후의 이런 모습은 정말로 보기 좋았고, 그리고 자랑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과거와 달리 사랑받는 전임 대통령을 한 명 가질 수 있겠다는 희망도 품었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 세상은 이런 작은 행복을 누릴 여유마저 용납하기 어려울 만큼 야박했습니다. 그가 살아오면서 가장 큰 고통을 느끼며 삶을 마감한 지금, 누구를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그토록 원했던 것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그것들이 하루속히 이 땅에서 이루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색 모자에 노란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는 서울광장.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아래 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 내용입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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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노무현을 외칠 자격이 없다. 2009/05/30 03:08 #

    오늘은 제가 좀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건방져 보일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잠 못들던 긴긴밤이 지나고 새벽 5시가 되었습니다. 발인을 본 뒤 영결식과 노제를 보기 위해 나갈 채비를 하고 서울광장으로 향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을 전광판으로 시청할 수 밖에 없었던 시민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와 MB가 헌화를 하려고 나왔을 때 광장이 떠나갈 듯 울린 야유. MB의 미래가 보이는 듯하여 씁쓸했습니다. Canon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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