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bout 1445, Oil on panel, 47 x 32cm, Staatliche Museen, Berlin
아름다운 그림은 시대를 뛰어넘는 모양입니다.
500년이 훨씬 더 지난 시기에 로히어르 반 데르 바이덴이란 화가가 그린 그림을 한번 보십시오. 몇백 년 전에 다른 나라에서 그려진 이 그림이 지금도 여전히 저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름다움이란 것에는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는 누구에게나 통하는 공통분모 같은 게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정말 아름다운 것은 시간과 장소를 떠나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니까요.
그림 속의 여인을 얼핏 보면 수녀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수녀가 아니라고 합니다. 당시 유럽에서, 특히 북유럽의 플랑드르 지방(지금의 벨기에)에서는 지금의 수녀 모습과 비슷한 이런 복장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귀와 목, 머리 전체를 가린 모습이 좀 답답해 보이긴 하지만, 이마 위로 살짝 내려진 베일이 이런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줍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참 단아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about 1460, Oil on panel, 34 x 25.5cm,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위의 그림 속의 여인 역시 앞의 그림 속의 여인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이 여인 역시 당시 유행했던 의상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보일 듯 말 듯한 미소가 참 인상적입니다. 두 손을 모으고 약간 아래로 내려다보는 모습이 마치 조선시대 여인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왠지 동양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져 좀 더 친근감이 가는 그림입니다.
로히어르 반 데르 바이덴은 르네상스 시대에 활동한 네덜란드 출신의 플랑드르 화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 가운데 종교화보다는 이런 일반적인 인물화를 더 좋아하지만, 그는 종교적 성향이 짙은 작품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는 우리들에겐 비교적 낯선 화가이지만, 당시 어떤 예술가보다 북유럽 화단에 큰 영향을 주었던 화가입니다. 1427년 투르네의 로베로 캉팽에게서 그림을 배웠고, 1436∼1464년까지 브뤼셀의 화가로서 공식 등록되어 활동하였습니다. 1450년 로마를 여행하면서 부르고뉴공과 에스테공과 같은 귀족의 전속화가로 일하면서 여러 작품을 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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