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오류리 등나무 문화·유적

- 오류리 등나무


덕여왕릉으로 찾아가는 길목에 있는 오류리(五柳里)에는 여러 그루의 등나무가 모여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 등나무는 네 그루로 두 그루씩 가까이 있는데, 팽나무를 감아 올라가면서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이 등나무의 높이는 11∼12m로, 잎과 꽃이 피기 전인 이른 봄에 바싹 마른 등나무 가지가 팽나무를 감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괴기스러운 느낌마저 듭니다.

- 오류리 등나무


이 등나무에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전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의 한 농가에 예쁜 자매가 살고 있었고, 바로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이 청년이 싸움터로 떠날 때 두 자매는 한 남자를 같이 사모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들은 유달리 다정하고 착한 자매였으므로 서로 양보하기로 굳게 결심을 하였으나, 어느 날 뜻밖에도 청년의 전사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자매는 얼싸 안고 울다가 지쳐서 연못에 몸을 던져 죽었는데,
그 후 연못가에는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죽었다던 옆집의 총각이 휼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는 자신 때문에 죽은 자매의 슬픈 사연을 듣고는 그 역시 연못에 몸을 던져 자매의 뒤를 따랐는데, 그 자리에 팽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등나무는 이 팽나무를 칭칭 감아 올라가고 있는데, 이를 두고 살아있을 때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어서 이룬 것이라고 합니다.

- 오류리 등나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신라 때 이곳을 용림(龍林)이라 하였고, 옆에는 깊은 못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곳은 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사냥을 즐기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오류리 등나무를 용등(龍藤)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이곳을 용림이라고 불렀던 때문이기도 하지만, 등나무의 굵은 줄기가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용처럼 보인다 하여 그렇게 부른다고도 합니다.

이 등나무의 꽃잎을 말려 신혼부부의 베개에 넣어주면 부부의 정이 좋아진다는 말도 있고, 사랑이 식어 버린 부부가 이 등나무 잎을 삶아 먹으면 사랑이 되살아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앞서 말한 등나무 전설과도 무관치는 않은 것으로,
이 모든 이야기들은 등나무가 팽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남녀 간의 깊은 애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한 때문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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