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에서 민화 한 폭을 보다. 문화·유적

- 불곡사 일주문의 호랑이


원에 있는 비음산(飛音山)은 도시 속에 있는 공원과도 같은 야트막한 산입니다. 이 산 남쪽 기슭에 불곡사란 절이 있습니다.

이 절의 창건 시기에 대해선 통일신라시대 말이란 이야기도 있고, 고려시대 초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자세한 기록이 없으니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언제 폐사되었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한동안 폐사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30년에 우담화상이 이곳 땅에 묻혀 있던 비로자나불좌상을 발견하고 이 불상을 모시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불곡사가 되었습니다.

불곡사가 중창되기 전에 절 뒤쪽으로는 가음정동과 대방동, 사파정동을 왕래하는 길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 길가에는 파손된 불상과 기와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고 하며,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부처골'이라 불렀습니다. 불곡사(佛谷寺)란 절 이름도 결국 이 '부처골'에서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불곡사 일주문


불곡사 입구에는 특이한 모습의 일주문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이 일주문은 원래는 출장 중인 관료나 외국 사신이 머문 창원객사의 출입문으로 쓰였던 것이었으나, 1882년에 웅천향교(熊川鄕校))로 이전되었다가, 1943년에 우담화상에 의해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모습은 아무리 보아도 객사문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아마도 장소를 몇 차례 옮겨 다시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형된 것이라 여겨집니다.

불곡사 일주문은 맞배지붕의 다포계 양식의 건물입니다. 기둥 간격은 중앙이 2.4m이고, 좌우 양쪽은 2.2m로, 큰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기둥이 지붕 높이보다 낮아 다소 균형감을 잃었습니다.
- 불곡사 일주문 호랑이의 앞모습


불곡사 일주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뭐라 해도 기둥 위의 장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둥의 양식은 다포계 건물의 일반적 형태이나, 기둥 위에 있는 사실적인 동물 모양 장식은 극히 보기 드문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기둥마다 호랑이, 황룡, 청룡, 거북 등 각기 다른 동물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도 공포에 연꽃, 구름, 연잎무늬 등도 조각되어 있어 무척 화려합니다.


우선 위 사진의 호랑이 모습만 보더라도 어떻습니까?

싱긋이 웃는 모습이 민화 속에 그려진 친숙한 모습의 호랑이를 닮진 않았나요?
- 불곡사 일주문 호랑이의 뒷모습


여기에 한 술을 더 뜬 것이 호랑이의 뒷모습입니다.

뒷다리 사이로 큼직한 불알이 있어 이 호랑이가 수놈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불곡사 일주문의 거북


그리고 거북도 한 번 보시죠.

십장생도에서 보았던 모습과 많이 닮았지요.
- 불곡사 일주문의 용


용의 모습은 그냥 덤입니다.

이들 동물 장식은 해학적이라 위압적이지 않고 오히려 정겹습니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과장되지 않고 난해하지도 않으며, 서민의 소박한 감정을 직설적이면서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불곡사 일주문만이 갖는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덧글

  • 팬저 2010/07/28 12:34 # 답글

    불곡사까지 와서 보고 같네요. ^^ 불곡사의 객사문의 경우 저도 상당히 의문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보통 읍성의 객사의 문의 경우 일주문을 잘 사용하지 않는데 저런식으로 된 것은 저도 처음 보았습니다. 보통 2층 누각으로 된 외삼문이 있고 내삼문이 있는데 일주문이라... 그래서 저는 혹 저기 있는 일주문이 외삼문 앞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만 정확한 자료가 없어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불곡사의 일주문을 토대로 복원한 부분이 있는데 창원읍성 서문지 안내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문안내판 http://panzercho.egloos.com/10471715 잘 보았습니다.
  • 하늘사랑 2010/07/29 00:06 #

    사실 불곡사는 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을 보러 갔습니다.
    일주문은 덤으로 본 것이고요.
    그런데 덤 치곤 꽤 짭짤했다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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