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무진정은 녹음 속에 숨었고... 문화·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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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무진정은 녹음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안은 여항산(770m)의 넉넉한 품에 안긴 땅으로, 아라가야의 유서 깊은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간직한 곳입니다. 오랜 역사가 숨 쉬는 고장답게 가야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역사 유적과 유물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런 함안 땅에는 운치 있는 정자도 몇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무진정(無盡亭)입니다.

무진정은
가야읍에서 진동 방면으로 향하는 국도 79번을 따라 3km 가까이 달리면 길이 꺾어지는 길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이곳에 닿으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자그마한 연못입니다. 연못가에는 오래된 왕버드나무와 느티나무가 늘어서 있어 소담스러운 풍취를 더합니다.
- 연못 가운데 있는 영송루


연못 오른쪽을 돌아 반월형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다리를 건너면, 연못 한가운데에 팔각형의 정자가 있습니다. 영송루(迎送樓)라고 하는 정자입니다.

언뜻 보면 제법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지어진 세월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자세히 보면 별다른 운치는 없습니다. 이곳 서쪽 다리와 연결된 맞은 편 언덕 위에 아담한 모습의 정자 하나를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무진정입니다.
- '무진정'이 새겨진 바위


영송루에서 서쪽으로 난 다리를 건너면 무진정을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의 끝에는 무진정의 출입문인 동정문(動靜門)이 있고, 이 문을 지나면 바로 무진정이 있습니다.

무진정으로 가는 또 다른 길도 있습니다. 영송루에서 다시 돌아 나와 연못의 오른쪽으로 계속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 길을 가다 보면 연못가 길이 끝나는 곳 수풀 속에 붉은색으로 '無盡亭'이라고 쓴 바위 하나를 볼 수 있습니다.
- 무진정


'무진정' 바위가 있는 곳에서 다시 돌아 나오면, 언덕 위로 오르는 길이 나타납니다. 이 길을 따라 조금 가다 보면 담장 너머로 무진정의 옆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 무진정


무진정은 조선 명종 22년(1567년)에 무진(無盡) 조삼(趙參, 1473~?)의 덕을 추모하여 명종 22년(1567년)에 후손들이 세웠습니다. 이 정자의 이름도 그의 호를 따서 무진정(無盡亭)이라 하였습니다.

지금의 건물은 그 당시에 지었던 것은 아니고, 1929년 4월에 중건한 것입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 기둥 위에는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아 단순하고 소박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지붕은 팔작지붕을 하고 있어, 제법 날렵한 느낌 또한 없지 않습니다.
- 무진정

건물 가운데에는 한 칸짜리 방이 있습니다. 온돌이 아닌 마루방입니다. 여름날 사방에 있는 문을 모두 들어 올리면 사방이 탁 트여 주변의 경치를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진정'이라 쓴 편액의 글씨는 같은 함안사람인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삼은 중종 2년(1507년) 문과에 급제하여, 함양, 창원, 대구, 성주, 상주의 목사(牧使)와 사헌부 집의(執義) 겸 춘추관(春秋館) 편수관(編修官)을 지냈다고 합니다. 무진정이 있는 이곳 연못도 조삼이 손수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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