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불 미소의 뜻은 아직 알지 못하지만... 문화·유적

- 가섭암터 마애삼존불

섭암터 마애삼존불은 이름 그대로 모두 3구의 마애불이 암벽에 새겨져 있습니다. 마애불 가운데 중앙에 있는 마애불이 아미타불이며, 그 양옆으로 왼쪽으로는 대세지보살, 오른쪽으로는 관음보살인 듯한 보살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마애불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광배의 표현 방법입니다. 두광은 제각각 따로 새겼지만 광배를 전체적으로 하나로 새기고 그 안에 3구의 마애불을 모두 새겨 넣었습니다. 이들 두광의 모습은 본존불과 보살상에서 조금씩 다릅니다. 본존불은 물방울 모양에 가까우나, 두 보살상은 원형에 가깝습니다.

마애불 오른쪽에 마애불의 조성기가 따로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글자가 마멸이 심해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1989년 김길웅 선생의 판독에 따르면, 새긴 글자는 모두 540자라고 합니다. 마애불을 새긴 해는 천경원년(天慶元年), 곧 고려 숙종 6년인 1111년이며, 조성과 관계된 사람으로는 왕과 제복법사(堤福法師) 법운(法曇)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염망모이□은(念亡母以□恩)'이라는 글자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 고려의 왕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 가섭암터 마애삼존불


본존불인 아미타불이 서 있는 좌대를 살펴보면 그 모양이 독특합니다.

이 좌대 모양이 흔히 볼 수 없는 '凸'형으로 생겼습니다.
'凸'형 좌대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불상의 좌대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이어서 이채롭습니다. 안쪽에 세 잎의 연꽃잎을 새겼고, 좌대의 위쪽 끝 부분에 다시 다섯 잎의 연꽃잎을 새겨 넣어 모두 여덟 장의 꽃잎을 표현했습니다. 이는 연꽃잎의 표현에 여덟 장을 일부러 맞추려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마애불에서는 전체에 걸쳐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삼각형의 홈을 파 놓은 배려도 돋보입니다. 대개의 마애불에서도 빗물을 막으려는 이런 노력이 보이지만, 이처럼 선명하게 갓을 씌워 놓은 것처럼 보이는 예는 드뭅니다.

- 보살상
1

본존불의 왼쪽에 있는 보살상은 대세지보살로 보입니다. 이 보살상은 오른손으로 옷자락을 슬며시 당겨 올려서 잡고 있는 표현에서 여성스러운 자태를 엿볼 수 있습니다.
- 보살상
2

본존불의 오른쪽에 있는 보살상은 관음보살로 보입니다. 이 보살상 역시 왼손으로 옷자락을 살며시 잡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가섭암터 마애삼존불


3구의 마애불의 조각 솜씨도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가운데 있는 본존불은 구리나 대리석을 매만져 놓은 것처럼 부드러우며 원만한 저부조이지만, 양쪽 보살상들은 마치 목판을 깎아 놓은 듯 투박하면서도 똑 떨어지는 날카로움을 보입니다. 보살상들이 딛고 서 있는 연꽃잎 또한 본존불의 그것과는 달리 마치 불꽃처럼 보입니다.


가섭암터 마애삼존불을 몇 차례나 찾아왔건만, 올 때마다 편안함을 느낍니다. 마치 전생에 무슨 인연이라도 있었던 듯 이곳은 전혀 낯설지 않고 그저 편안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계속 머물 수는 없는 법..., 시간이 되면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하는 법입니다. 다만 이곳에 올 때마다 아미타불은 떠나는 나에게 지긋이 미소를 보내건만 미처 그 뜻을 알지 못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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