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북지장사 문화·유적

- 북지장사


구 부근에는 지장사란 이름을 가진 절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비슬산의 지맥인 최정산 자락에, 다른 하나는 팔공산 기슭에 있습니다. 그래서 최정산의 절을 남지장사라 하고, 팔공산의 절을 북지장사라 합니다.

그 가운데 북지장사는 이전 대웅전과 쌍탑만 없었다면 작고 퇴락한 그저 그런 절에 불과할 것입니다. 북지장사, 그곳으로 향하는 호젓한 산길은 쉽게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지만, 그 길 끝에 만나는 절은 을씨년스럽기만 합니다. 더군다나 갑자기 새해 첫날 싸락눈까지 휘날리니 그런 느낌이 더합니다.

이 절은 극달
(極達)화상이 신라 소지왕 7년(485년)에 동화사보다 8년 앞서 처음 세웠다고는 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이곳에 있는 두 석탑과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地藏寺有功人永世不忘碑)'에 보이는 '신라고찰(新羅古刹)'이라는 구절을 보아 통일신라 후기 어느 때쯤 세워졌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 이전 대웅전


북지장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이 이전 대웅전(지장전)입니다.

이 건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쌍탑 뒤쪽에 있었던 원래의 대웅전이 불에 타 소실되는 바람에 대웅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대웅전이란 건물이 따로 있고 현판도 없어진 지금은 지장전이라 부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건물은 정면 한 칸, 측면 두 칸으로 바른 네모꼴이며, 퇴칸을 달아냈습니다. 특이하게도 출입문을 측면 뒤편 퇴칸에 두었습니다.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공포는 다포계입니다.
지금 기와를 모두 갈아버려 볼 수 없지만, 1980년까지만 해도 '천계(天啓) 3년'(1623년)과 '강희(康熙) 4년'(1655년) 명문이 있는 암막새가 지붕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이 무렵에 중건 또는 중수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건물 내에는 석조 지장보살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석불은 이곳 뒤쪽 땅속에 묻혀 있던 것인데, 수십 년 전에 폭우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땅속에 묻혀 있어서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만든 것처럼 완전한 모습입니다.

-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地藏寺有功人永世不忘碑)


이전 대웅전 정면 서쪽에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地藏寺有功人永世不忘碑)'란 공덕비가 서 있습니다. 이처럼 불전 바로 앞에 공덕비가 서 있는 것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다른 곳에 있던 것을 옮겨다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비의 받침석은 92×60㎝, 높이 30㎝의 긴 네모꼴 석재로 되어 있고, 윗면에는 비신을 꽂기 위한
네모꼴 홈이 있습니다. 비신은 윗부분이 타원형으로 되어 있고, 크기는 높이 101.5㎝, 상부 폭 50㎝, 하부 폭 47㎝입니다. 맨 윗부분에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地藏寺有功人永世不忘碑)'란 비명이 음각으로 가로쓰기 되어 있고, 그 아래에 내용문이 세로쓰기 되어 있습니다.

이 비는 영조 7년(1731년)에 세워졌으며, 내용은 운암당(雲巖堂) 옥준대사(玉峻大師)의 공적을 기록하였습니다.
- 북지장사 쌍탑


북지장사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합니다.

지금의 대구 동촌에 거주하던 효심과 덕이 높은 류정선이란 사람이 풍수대가의 말을 듣고 이곳 이전 대웅전 자리를 부친의 무덤 자리로 정해 놓았습니다. 부친이 돌아가자 미리 정해 놓은 무덤 자리를 파헤쳤는데, 사람 모양의 돌덩이 하나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모두 이상스럽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류정선이 비몽사몽 중에 그 앞에 소복 차림을 한 미인 스님 한 분이 나타나 "나는 지장보살이다. 이 자리는 무덤자리가 아니다. 이곳에는 절을 지어 많은 중생을 제도하여 참된 효자가 되어라."라고 말하고는 바로 사라졌습니다. 이런 계시와 함께 마침 인근의 팔공산 인봉에서 고행 수도하던 극달화상의 간곡한 설법으로 부친의 매장을 단념하고 화장을 치렀습니다. 그 후 그는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 이곳에 절을 세웠는데, 사람 모양의 돌덩이로 지장보살을 새겨 모시고 절 이름을 지장사라 하였습니다.


극달화상은 동화사와 선본사도 창건했다고 하는 스님입니다. 그러니 이 부근에 있는 절들은 극달화상과 이런저런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도 극달화상과 이곳에 있는 석조 지장보살좌상을 함께 엮어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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