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어사 경내를 벗어나 마치 강물이 흘러가는 것 같이 바위가 모여있는 돌바다를 건너면 원효암으로 가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이 표지판을 지나면 원효암으로 가는 산길이 시작됩니다.
원효암은 범어사에 있는 산내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운치가 있습니다. 거기에다 그곳까지는 한 걸음씩 직접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표지판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한동안 기분 좋은 흙길이 이어집니다. 주위는 온통 녹음이 짙어 한낮에도 햇볕이 들지 않습니다.

올라가는 내내 흙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거친 돌길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원효암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용서윤공노동'(蓉西尹公魯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있습니다.
이것은 윤노동(尹魯東, 1753~?)의 이름을 적은 것입니다. 1809년(순조 9년)에 그가 동래부사(東萊府使)로 재직 시에 이곳을 찾은 후 바위에 새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자는 성담(聖膽)이고, 호는 용서(蓉西)입니다.

한참을 산길을 따라 오르면 '원효암'이라 쓴 표지판을 단 나무문이 보입니다. 이제 원효암이 가까웠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효암까지는 아직 얼마를 더 가야 합니다. 나무문을 지나서도 한동안 산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서인지 바위에 화살표를 그려서 가는 방향을 가리켜주기도 합니다.

능선에 올라서면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왼쪽 길로 접어들어 얼마 가지 않아 석탑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석탑 맞은편에는 부도밭도 있습니다.

부도밭을 지나면 탱자나무가 심어져 있는 길이 있습니다.

탱자나무 길이 끝나면 이제 원효암 바로 앞까지 왔습니다.

솟을삼문의 원효암 대문이 보입니다. 퇴락한 문 양쪽 벽면에는 빛바랜 금강역사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문을 들어서면 바로 원효암 경내입니다. 원효암 그 자체도 좋지만, 원효암까지 올라오는 산길 또한 그에 못지않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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