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양성당 바로 옆 언양 양조장 뒤편에 자그마한 절이 하나 있습니다. 절의 위치치곤 좀 별나지요. 화장사(花藏寺)란 절입니다.
이 절은 1938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리 오래된 절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요모조모 눈길을 끄는 것이 몇 있습니다.

먼저 대웅전 바로 앞에 있는 삼층석탑입니다. 사실 이 탑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탑은 자그마합니다. 그런데 1, 2, 3층 지붕돌만 제 것일 뿐 나머지는 모두 새로 만든 것들입니다. 지붕돌의 층급받침은 3단입니다. 지붕돌의 형태로 보아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니 탑은 이 절의 연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오래되었습니다.
그동안 이 탑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원래부터 지금의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어디엔가 있다가 지붕돌만 남았고, 그것이 이곳에 이렇게 다시 세워졌을 것입니다.

돌로 만든 동자상입니다. 석탑 바로 옆에 있습니다.
이 동자상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 역시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딘지는 알 수 없으나, 어딘가에 있다가 이곳까지 흘러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탑과 같은 처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석등 간주석으로 쓰였을 법한 석부재도 있습니다. 과연 그랬을까요?

삼성각 내에 모셔진 석불입니다.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하여 석가여래상으로 보입니다. 조선말이나 근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각의 불좌상 뒤에 있는 후불탱입니다. 이 불화는 칠성도(七星圖)로, 1937년에 그려진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절의 창건과 함께 제작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곳 대웅전에 아미타회상도와 그리고 삼성각 불좌상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장보살좌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 때맞추어 대웅전 내에서 제를 지내는 바람에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이런 아쉬움도 때로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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