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기다리는 무진정 문화·유적

- 함안 무진정

3월 초, 봄기운을 느끼기엔 아직 이른 때입니다. 기세 당당하던 동장군의 맹위는 한풀 꺾였지만, 그래도 밖은 여전히 쌀쌀합니다. 나뭇가지는 벌거벗은 채 있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는 차가움이 묻어납니다.

이제 머지않아 다가올 봄날을 기다리며, 함안 무진정(無盡亭)을 찾아 나섰습니다.

- 비석과 각자

무진정은 함안 조남산(鳥南山) 동쪽 끄트머리의 낮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이 정자는
왕버들나무가 제법 우거진 넓은 연못을 끼고 있어 매우 운치가 있습니다. 연못은 조삼(趙參, 1473~?)이 만든 것으로 전하며, 연못가에는 '효자담(孝子潭)'이라고 새긴 비석과 '무진정(無盡亭)'이라 새긴 바위 등이 있습니다.
- 동정문

무진정으로 들어가는 문인 동정문(動靜門)입니다. 이 문을 지나면 바로 정자가 나타납니다. 문의 이름을 '동(動)'과 '정(靜), 서로 대비되는 글자로 하였는데,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동정문에서 들여다본 무진정


동정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본 모습입니다. 무진정 편액이 바라보입니다.

무진정은 무진(無盡) 조삼(趙參, 1473~?)의 덕을 추모하여 명종 22년(1567년)에 후손들이 건립하였습니다. 그는 생육신의 한 사람인 어계(漁溪) 조려(趙旅, 1420~1489)의 손자로, 청빈한 명관이었으며 낙향 후엔 후진양성에 힘썼다고 합니다.
- 동정문

정자 안쪽에서 바라본 동정문의 모습입니다. 동정문 너머로 연못이 보입니다.
- 편액

지금의 건물은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1929년에 중건된 것이라고 합니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집입니다.

건물 앞면
에는 '무진정'이라 쓴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이 글씨는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이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이곳 함안 사람인 것과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 정자 내부

건물 가운데에는 한 칸짜리 방이 있습니다. 이런 크기는 사람이 지낼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입니다. 이 방은 온돌방이 아닌 마루방입니다. 따라서 여름에 지내기에는 좋겠으나 겨울에는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 무진정 안에서 바라본 주위 모습

1칸 방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문은 모두 걷어 올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방 안에서 주위 경치를 바라볼 수 있게 하려는 배려에서이었을 것입니다.

아직 겨울이 채 끝나지 않은 지금, 주위는 여전히 적막하고 을씨년스럽습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법입니다. 머지않아 울긋불긋 꽃들이 만발하고, 그러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이 다가올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사방 문을 모두 들어 올리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이곳 방안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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