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에서, 남사리 삼층석탑... 문화·유적

- 골짜기 쪽에서 바라본 남사마을

주 현곡을 지나 영천 고경면 파계리로 넘어가는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제법 높은 고개를 넘게 됩니다. 마질령(麻叱嶺)입니다. 이 고개를 넘기 바로 전에 남사저수지가 있고, 저수지 바로 위쪽에 남사마을이 있습니다.

남사마을은 현곡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마을입니다. 북쪽으로는 영천 고경, 서쪽으로는 구미산을 사이에 두고 서면 도리와 건천 용명리, 동쪽으로는 내태리, 남쪽으로는 가정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남사(南莎)'라는 마을 이름은 마을이 들어설 무렵 이 일대가 황금빛 잔디로 덮여 있었고, 마을 또한 남쪽을 향해 있었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전합니다.
- 남사리 북삼층석탑

남사 마을회관 앞에
탑이 하나 있습니다. 남사리 북삼층석탑입니다. 이곳 남사리에 석탑 하나가 더 있어 이렇게 이름 붙여졌습니다.

이 탑에는 사연이 좀 있습니다. 원래는 이곳 남사리에 있던 것인데,
1973년 경주경찰서 신축 때 경찰서 정문 담 옆으로 옮겨졌습니다. 그 후 이곳 주민들의 꾸준한 요청으로 1995년에 다시 돌아와 지금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어떠세요, 지금의 모습이? 왠지 부자연스럽지 않나요? 왜 그럴까요?

이 탑은 절반 이상을 새로 해 넣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1층 몸돌이 1층 지붕돌보다 지나치게 작습니다. 그러니 지붕돌에 눌려 몸돌이 오금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1층 지붕돌과 2층 몸돌은 하나의 돌로 되어 있는 데 비해 2층 지붕돌과 3층 지붕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긴 모습도 조금 다릅니다. 과연 제 짝들인지 의심스럽습니다.
- 남사리 절터

마을을 지나 남서쪽으로 나 있는 골짜기로 걸어 올라갑니다.
탑골이라 불리는 이곳 골짜기 안에 있는 또 다른 탑을 만나러 갑니다.

옷깃을 잔뜩 여몄는데도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겨울의 문턱에 섰습니다. 주위에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들이 하나둘씩 눈에 띕니다. 계절은 겨울로 향해 달려갑니다.
- 남사리 삼층석탑

탑은 마을에서 남서쪽으로 700m쯤 떨어진 절터에 있습니다.

절터는 무덤들이 차지했고, 탑은 조금 높은 곳에 있습니다. 이 탑을 보는 순간 아~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자그마하지만, 날아갈 듯 맵시가 있습니다. 날씬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탑입니다.

- 기단부

기단은 이층기단입니다. 하층기단과 상층기단 면석에는 모서리기둥과 1개의 가운데기둥이 새겨져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상층기단 면석은
1975년도에 보수하면서 새로 해 넣은 것입니다.
- 하대갑석의 받침(왼쪽)과 상대갑석의 받침(오른쪽)


기단부 갑석의 받침입니다.

하대갑석에는 2단의 호각형 받침이, 상대갑석에는 2단의 각형 받침이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묘한 대조를 이루는데, 그럼에도 썩 잘 어울립니다.

- 탑신부


탑신부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의 돌로 되어 있습니다.

몸돌 면석에는 모서리기둥이 반듯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1층 몸돌과 비교하면 2층과 3층 몸돌의 체감률이 높습니다. 지붕돌의 낙수면은 완만하며, 전각에서 반전이 있습니다. 층급받침은 4단입니다. 상륜부에는 노반만 남았습니다.

- 남사리 삼층석탑


이곳 절터는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합니다.

골짜기 아래로 불던 바람도 이곳에선 잠잠합니다.
그리고 한낮의 따뜻한 햇볕이 땅에 내리비칩니다. 이런 이곳에 흠 잡을 데가 별로 없는 아리따운 탑이 함께 있습니다. 늦가을의 스산함도 이곳에선 아늑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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