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골의 머리 없는 석불좌상 문화·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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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전망

수골은 경주 남산의 여러 골짜기 가운데 하나로, 경주교도소 바로 아래쪽에 있습니다. 약수골(藥水谷)이라는 이름은 눈병에 특효가 있는 약수가 솟는 샘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입수골 입구가 눈에 띄질 않습니다. 주위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월성대군단소(月城大君壇所)와 '약수골 손두부·칼국수'라는 음식점 사이로 좁은 길이 나 있습니다. 바로 골짜기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이 길을 지나 골짜기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신우대 숲이 우거진 절터가 있습니다. 약수골 제4사지입니다.

이곳은 뒤쪽으로 금오봉을 등지고 있고, 앞쪽으로 트여 있으며, 좌우로 계곡이 흐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전망 좋은 곳입니다.
-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이곳 절터에 석불이 있습니다.

석불은 머리가 떨어져 나간 채 차가운 맨땅에 앉아 있습니다. 불대좌는 석불 옆에 무너져 있습니다. 이렇게 석불 머리도 떨어져 나가고, 불대좌도 무너져 있는 것은 누군가가 마음먹고 부순 때문일 것입니다.
-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석불은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습니다.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하였고, 왼손은 무엇인가 받쳐 든 듯한 모습입니다. 목에는 삼도의 흔적이 있고, 넓은 어깨와 풍만한 가슴, 그리고 잘록한 허리가 대조를 이룹니다. 꽤 건장해 보이는 체구입니다.

법의는
우견편단입니다. 옷 주름은 얇고 부드럽습니다. 등 뒤에도 중첩된 옷자락이 있습니다.
- 불대좌 상대석


석불 옆에
상대석과 중대석이 아무렇게 놓여 있습니다. 계곡에 떨어져 있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하대석은 눈에 잘 띄지 않은 곳에 있는지 찾지 못했습니다. 상∙중∙하대석이 모두가 사각형입니다.

상대석의 아랫면에는 앙련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앙련 모양이 좀 특이합니다.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고사리무늬와 그 아래에 따로 2중 원판 무늬가 합해진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 상대석에 표현된 옷자락


상대석 윗면 한쪽에 약간 불룩하게
무언가가 새겨져 있습니다. 석불의 옷자락입니다.

이것은 석불의 양 정강이 아래로 늘어진 옷자락으로, 부채꼴의 옷 주름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쪽이 바로 앞쪽으로 향하는 면입니다. 이것은 불신이 앞으로 밀려나오지 않게 불대좌에 고정하는 역할도 같이 했습니다.
- 불대좌 중대석


중대석은 뒤집힌 채 있습니다. 네 면에 안상무늬가 새겨져 있고, 이 안상무늬 안에는 옷자락을 날리며 앉아 있는 인물상이 있습니다. 신장상으로 알려졌습니다.
-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석불은 지금 눈이 없어 보지도 못하고, 귀가 없어 듣지도 못하며, 코가 없어 냄새도 못 맡고, 입이 없어 말도 못합니다. 얼마나 깜깜하고 답답할까요? 그럼에도 미혹(迷惑) 속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위해 오늘도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한낮의 햇살이 석불에 내려앉습니다.
석불의 온몸 구석구석에
따뜻한 피가 도는 듯한 따사로움이 느껴집니다. 덩달아 나도 한겨울 추위를 잠시 잊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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