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비진도(1), 내항마을에서 외항마을까지 둘레길 etc.

- 여객선터미널을 떠나며


  피는 봄날이면 더 좋을 수 있겠지만, 한겨울인들 어떨까요? 통영 비진도로 향합니다. 그곳엔 겨울대로의 멋이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휴일을 맞은 여객선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모두 비진도가 아니면 매물도와 소매물도를 찾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배는 여객선터미널을 떠나 바닷물을 가르며 힘차게 나아갑니다. 등 뒤로 육지가 점점 멀어집니다.
- 비진도 내항마을

비진도(比珍島)는 뭍에서 남쪽으로 약 10.5km 떨어져 있는 섬입니다. 섬은 북쪽의 내도(內島)와 남쪽의 외도(外島)로 되어 있는데, 두 섬이 모래톱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마을은 내도에만 있습니다. 내도의 북쪽 끝에 내항마을이 있고, 남쪽 끝의 모래톱 쪽에 외항마을이 있습니다.

잔잔한 바닷길을
배로 40분 남짓 달려가니 비진도 내항마을에 먼저 닿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내립니다. 나도 같이 내립니다.
- 폐교된 비진분교


내항마을 뒤로 이어진 좁은 길을 따라 외항마을로 향해 걷습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에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비진분교가 있습니다.

이 분교는 1937년 개교하였으나, 학생 수가 모자라 2012년에 폐교되었습니다. 학생들이 떠난 이곳은 을씨년스럽습니다. 건물은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져 나갔고, 운동장은 텅 빈 채 정적만 감돕니다.
- 산길을 오르면서 뒤돌아다본 내항마을


마을을 빠져나와 산길을 오릅니다. 약간 오르막이 진 길입니다. 산길을 걷는 도중 잠시 멈춰 서서 뒤돌아봅니다. 눈이 시리게 푸른 바다와 그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정겹습니다.
- 내항마을에서 외항마을로 넘어가는 산길


좁은 산길이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그렇게 20분 남짓 걸어 올라가니 안부에 닿습니다. 그곳제법 편평하면서 너릅니다. 아니나 다를까, 무덤 몇 기가 그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 선유봉
외항마을

안부에서 평탄한 산길을 따라 얼마를 내려가니 어느 순간 선유봉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바다를 길게 가로지른 모래톱도 보입니다. 아~ 하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옵니다.
- 외항마을로 가는 길


느긋이 발길을 옮깁니다. 이곳에선 급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게 멈춘 듯 조용한 이곳에 내 몸을 맡겨버립니다.

마을 뒤의 밭에는 시금치가 파랗게 자라고 있고, 한낮의 햇빛이
그곳에 가만히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지금이 과연 겨울인가요? 길가에는 때 이른 유채꽃이 노랗게 피었습니다.
- 외항마을 표지석


낯익은 풍경들과 눈 맞추며 걷다 보니 어느새 외항마을에 닿았습니다.

여름 한 철 피서객들로 붐볐을 이곳 바닷가는 지금 한산합니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표지석도 한낮의 햇빛을 즐기며 졸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 바다 물빛은 그야말로 쪽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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