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 옥과는 피난처로 안성맞춤이라는 <정감록(鄭鑑錄)>의 말마따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그 남쪽에 인접한 오산도 옥과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오산 동쪽 끝의 가곡리 오층석탑을 찾아가다 보면, 마을과 대략 100m쯤 떨어진 가곡리 마을 입구에 돌장승 한 쌍이 있습니다. 길의 왼쪽에는 여자 돌장승이, 오른쪽에는 남자 돌장승이 있습니다. 이들 돌장승은 2m 정도 되는 돌의 앞면만을 쪼아 만들었습니다.

남자 돌장승입니다. 돌에 이끼가 끼어 있어 돌장승의 모습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세히 살펴보면 턱에 수염이 나 있고, 두 손을 아랫배 쪽에 모았습니다.

남자 돌장승의 얼굴 모습입니다. 돌에 이끼가 많이 끼어 있어서 그렇지, 눈, 코, 입, 귀가 비교적 깊고 또렷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턱에는 세 갈래 수염이 앙증맞게 나 있습니다.

여자 돌장승은 남자 돌장승보다 훨씬 모습을 알아보기 좋습니다.

얼굴은 둥그스름하고, 머리에는 둥그런 삼산형 모자를 썼습니다.
귀는 길게 늘어졌고, 코는 커다란 주먹코이며, 눈은 동그란 방울눈입니다. 입은 꾹 다물었으나 얼굴에 번지는 웃음을 참지 못해 살짝 치켜 올라갔습니다. 두 손은 아랫배 쪽에 모았는데, 손가락까지 표현했습니다.
짙어가는 남도의 봄빛이 참 좋습니다. 이런 좋은 계절에 우리 옛 돌장승의 해학적인 멋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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