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etc.

- 부산시민공원

산시민공원이 들어서기 전 이곳에 미군 부대인 캠프 하야리아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이곳은 낯설면서도 신비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이곳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이야기하는, 우리와 너무 다르게 생긴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흘러나온 물건들은 하나같이 이전에 보지 못한 신기한 것들이었으며, 특히 초콜릿은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알게 되면서, 이곳은 아픔과 부끄러움을 떠올리게 하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외면하려 했습니다.
- 옛 캠프 하야리아 감시 초소

산으로 둘러싸인 부산에서 이곳은 비교적 너른 곳입니다. 이곳은 1910년부터 토지조사사업이란 핑계로 동양척식회사를 비롯한 여러 토지회사와 일본인 유력 자본가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1930년에는 경마장이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 군사용 말을 훈련하고 지원하는 부대가 들어섰고, 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일본군 군수품 야적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해방 후 1950년 6월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였습니다. 그러자 이곳에 미군이 주둔하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주한미군사령부는 서울 용산기지로 옮겨갔으나, 이곳은 주한미군의 군수물자를 보급하는 보급 기지로서 계속 남았습니다. 부산에서 이곳은 노른자위와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미군 부대가 주둔함으로써 외딴 섬과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이에 1995년부터 미군 부대 이전과 부지 반환을 위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되었습니다. 2006년 한·미 간 관련 협정이 상호 타결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캠프 하야리아는 폐쇄되었고, 이곳이 우리 손에 돌아왔습니다.
- 옛 캠프 하야리아 하사관숙소

공원 내 문화예술촌의 모습입니다. 캠프 하야리아 하사관숙소를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옛 건물들을 헐지 않고 이렇게 다시 사용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옛 캠프 하야리아 막사

공원 내 편의시설입니다. 캠프 하야리아 막사로 사용했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보물 녹나무

부산시민공원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남문 쪽에 있는 보물 녹나무입니다. 부산에서 가장 큰 녹나무입니다. 이 나무가 이곳에 있기까지에는 사연이 좀 있었습니다.

이 나무는 원래 부산시청 옆에 있는 사설 재활용센터 작업장에 있었습니다. 쓰레기 더미에 둘러싸여 있어 그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땅이 도로로 수용되어 베어질 운명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땅 주인이 나무를 베려다 보니 그냥 베어버리긴 아까울 만큼 그 자태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산시에 연락하였고, 현장으로 나가본 부산시 공무원과 나무 전문가들은 이 나무를 보는 순간 매우 놀랐습니다. 수령 100년이 넘은 희귀 녹나무였고, 가격이 무려 1억5천만 원에 달하는 귀한 나무였습니다.

땅 주인은 부산시민공원에 옮겨 심으면 어떻겠냐며 나무를 기증하였고, 부산시는 이 나무를 부산시민공원에 옮겨 심었습니다.
- 가이츠가 향나무

공원 내 향기의 숲에는 가이츠가 향나무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모두 캠프 하야리아에 있던 향나무들입니다.
- 목재 조명타워

잔디광장을 비추는 조명타워입니다. 멀리서 얼핏 봤을 때 시추장비인 줄 알았습니다.
- 에어바운스

어린이 놀이기구인 에어바운스입니다. 한때 미군 부대가 주둔했던 이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 거울연못

거울연못은 그 이름답게 맑고, 연못 한가운데에는 두 그루 나무가 서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도 거울처럼 맑고, 나무처럼 푸르렀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캠프 하야리아를 볼 때마다 느꼈던 아픔과 부끄러움을 더는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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