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경주박물관에서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이란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백미(白眉)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것을 이번 전시를 위해 8월 2일까지 잠시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왔습니다.
반가사유상이 전시되는 마지막 날에 반가사유상을 보려고 경주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물론 이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기가 아까웠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경주박물관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습니다. 특히 반가사유상 앞에는 많은 사람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었을 때는 조명이 어두워 자세히 살펴보기 어려웠는데, 이번 전시에선 조명이 밝아 좋았습니다.

이제 하나씩 살펴볼까요? 머리에 삼산관(三山冠)을 쓴 채 지그시 감은 눈과 살포시 다문 입술에는 미소가 배어 있습니다.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황홀해집니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뺨에 살짝 대고 있습니다. 손가락은 조금씩 안쪽으로 굽혔는데, 새끼손가락은 거의 90도로 굽혔습니다. 아~ 이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깨달음을 얻은 순간의 기쁨을 나타낸 걸까요?

귓불은 길게 늘어져 있고, 그 가운데는 뚫려 있습니다. 머리 뒤쪽에는 광배를 꽂았던 긴 촉이 있습니다.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얹어 놓고, 왼손으로 발목을 살짝 잡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오른발 발목 위에 놓인 왼손에 살짝 힘을 준 듯하네요. 새끼손가락을 약간 더 구부렸습니다. 덩달아 오른발 엄지발가락도 위로 약간 제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른발도 살짝 힘을 준 듯하군요.

양 옆구리에서 흘러내린 옷 끈은 중간에서 둥근 고리에 꿰인 채 아래로 흘러내려 엉덩이 아래로 감춰졌습니다.

왼발은 아래로 내려 연화족좌(蓮花足座)를 밟고 있습니다. 이 왼발은 양손과 오른발보다 생동감이 떨어집니다. 연화족좌와 함께 후에 수리된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 모양입니다.

뒷모습입니다. 가녀린 벗은 상체가 묘한 느낌을 줍니다.

대좌는 불상보다 높이가 낮은 편으로, 위에 둥근 방석이 놓여 있는 특이한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반가사유상에 많은 사람이 왜 마음을 빼앗겼을까요?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하지만 이것이 부질없음을 깨닫습니다. 백 가지 천 가지 말보다도 그저 말없이 바라보며 스스로 느낄 일입니다.
태그 :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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