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도읍 북서쪽에서 동남쪽으로 청도천이 흐릅니다. 경부선 철로가 청도역에서 북쪽으로 가면서 청도천을 지나가는데, 그 바로 옆에 주구산(走狗山)이 있습니다. 주구산 끝자락에 덕사(德寺)라는 절이 있습니다. 절이 있는 곳은 동서로 절벽과 강이 있어 예부터 천혜의 요새로 꼽을 만한 곳입니다.
절의 창건은 신라 말~고려 초로 전해지나 상세한 사실은 알 길이 없습니다. 지금의 덕사가 세워진 것은 조선 선조 연간입니다. 청도군수로 부임한 황응규가 선조 9년(1576년)에 주구산의 산세가 개가 달리는 형상이라 하여 청도의 정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절을 세웠다고 합니다. 절 이름을 달아나는 개를 떡을 주어 머물게 한다는 뜻으로 '떡절'이라 하고 한자로 '餠寺(병사)'라고 하였으나, 후에 덕사(德寺)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절은 순조 16년(1816년)에 장옥선사가 중수하여 영산전과 명부전을 지어 사세를 유지해왔습니다. 세월이 흘러 건물이 퇴락하여 2006년에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절의 주 불전은 영산보전입니다. 이곳에는 석조여래삼존불과 나한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석조여래삼존불은 석가여래좌상을 주불로 하고, 과거불인 제화갈라보살과 미래불인 미륵보살을 협시불로 하였습니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딱딱한 표정과 굳은 자세, 평면적인 옷 주름을 하였습니다. 원래는 숙종 4년(1678년)에 조각승 승호(勝浩)가 제작하여 화악산 천주사(天柱寺)에 봉안하였는데, 이후 덕사로 옮겨왔습니다.

본존불인 석가모니불좌상의 모습입니다. 수인은 항마촉지인을 하였습니다.

협시불인 제화갈라보살좌상의 모습입니다.

협시불인 미륵보살좌상의 모습입니다.

영산보전에 있는 영산회상도입니다.
이 불화는 붉은색으로 처리된 비단 바탕 위에 두부와 육신을 제외하고는 주로 흰 선(부분적으로 노란 선)으로 묘사한 선묘불화(線描佛畵)입니다. 화면 중앙에 원형의 두광과 신광을 갖춘 본존 석가가 높은 대좌 위의 연화좌에 앉아 있고, 좌우측에 문수, 보현, 관세음, 대세지보살이, 그 뒤쪽에 가섭과 아난, 벽지불 2위가 본존을 향해 각각 일렬로 시립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간결한 도상 구성을 보여주며, 본존 주변과 배경에는 구름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화면 하단에는 붉은색 바탕에 묵서로 화기(畵記)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화기를 통해, 가경(嘉慶) 22년(1817년)에 수화승(首畵僧) 언보(言輔)를 중심으로 보성(普性), 성민(性旻), 계탄(啓坦)이 참여하여 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부 모습입니다. 항마촉지인을 한 본존 석가, 보살상, 그 뒤쪽의 가섭과 아난의 모습입니다. 각각의 모습들이 한동안 발길을 붙잡아둘 만큼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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