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성산패총에 석불이 하나 있습니다. 그동안 몇 번 이곳을 찾았지만, 이번에 처음 만난 석불입니다.

석불은 작고, 대충 만들어졌습니다. 머리는 깨어져 두 쪽이 난 것을 다시 붙였습니다. 그동안 보낸 시간이 순탄하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하지만 어디에 있었던 것인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석불을 만든 사람은 그다지 솜씨가 뛰어나 보이진 않습니다. 얼굴은 깨어져 원래 모습을 알 수 없고, 옷 주름도 손가락도 대충 표현되었습니다. 게다가 상체보다 하체가 너무 빈약합니다. 결가부좌한 자세로 보기에 민망할 정도입니다.

석불의 뒷면은 거의 다듬지 않았습니다. 돌 그 자체나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어떤 것이든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입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마음이 없으면 좋아 보이지 않고, 대수롭지 않은 것도 마음이 있으면 좋아 보이는 법이니까요.

석불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는 벚꽃이 활짝 폈습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까지 부슬부슬 내립니다.

비에 젖은 벚꽃잎은 속절없이 땅에 떨어집니다. 떨어진 벚꽃잎으로 주위는 온통 하얗습니다. 마치 눈을 뿌려놓은 듯합니다. 황홀한 봄날은 이렇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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