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왕암 바닷길에서... etc.

- 바위틈에 핀 해국

- 바위를 갈라놓은 나무뿌리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덧글

  • 팬저 2016/11/22 11:13 # 답글

    바위틈에서 자라는 끈질긴 생명력을 보니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하늘사랑 2016/11/24 09:50 #

    동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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