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 성주사지 금당터 뒤쪽에 석탑 3기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그 가운데 동쪽에 있는 것이 성주사지 동삼층석탑입니다. 이 탑은 서삼층석탑과는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하지만 꼭 같은 것은 아닙니다. 서삼층석탑보다 덜 화려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있습니다.

탑은 단아합니다. 고우면서도 수더분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서삼층석탑에서는 여기저기에 탑의 장식을 위한 작은 구멍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삼층석탑에서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장식성이 덜 하다는 것을 뜻하겠죠.
그렇다고 해서 결코 허투루 만든 것은 아닙니다. 1층 몸돌 받침을 봐도 그렇고, 1층 몸돌의 문비장식을 봐도 그렇습니다.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이곳 절터에는 다른 절터와는 달리 석탑이 4기나 있습니다. 3기의 석탑은 모두 보물로 지정되었지만, 동삼층석탑만은 지방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삼층석탑은 자신의 가치보다 푸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있었으면 꽤 대접을 받았을 것인데, 이곳에선 대부분 사람이 얼핏 눈길 한 번 주고는 스쳐 지나가기 일쑤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갑니다. 용의 꼬리가 나을까요? 아니면 뱀의 머리가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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