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소리 없이 지나갔습니다. 낮은 짧아졌고, 밤이 길어졌습니다. 바람은 차고, 따뜻한 햇볕이 그리워집니다. 한때 무성했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드러내고 있습니다.

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언제나 힘이 듭니다. 가덕도 연대봉 정상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쉬엄쉬엄 오르다 보면 어느덧 정상이 저만치 눈앞에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섬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하늘은 맑은데, 시야는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대항 새바지가 뿌옇게 보입니다.

정상에 특이하게 생긴 바위가 있습니다. 그 생김새가 마치 낙타 등 같습니다.

정상 표지석입니다. 세운 지 오래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연대봉(烟台峰)'이란 글자가 선명합니다.

사람들은 정상에 오르면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그것으로 정상에 올랐음을 스스로 실감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천성항 일대의 모습입니다. 시야가 좋을 때는 거가대교가 눈앞에 보이는데, 지금은 마치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희미합니다.

정상에 봉수대가 있습니다.
봉수대는 생일빔을 차려입은 아이처럼 한껏 치장했습니다. 언제 봉수행사가 있었나요? 아래로 길게 늘어뜨린 천에는 '봉수대제(烽燧大祭)'라는 글자가 반짝반짝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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