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덴공원 etc.

- 부산 에덴공원

을숙도 맞은편 갈대밭이었던 하단동 에덴공원 일대는 지금은 밤이 되면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가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의 이곳은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와 노닐었다고 하여 강선대(降仙臺)라 했던 명승지였습니다.

- 에덴공원

부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60대 이상은 에덴공원과 관련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낙동강 하구 강변의 자그마한 야산인 이곳이 에덴공원이라 불리게 된 것은 1955년에 백준호(당시 대청동 중앙교회 장로) 씨가 에덴공원 일대 3만여 평을 매입하여 성경 속의 에덴동산을 표방한 '에덴원(苑)'이라 이름 지은 데서 유래합니다. 당시 충무동에서 하단까지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버스 창에 목적지를 '에덴공원행'이라 써 붙였고, 자연스럽게 이곳은 에덴공원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 에덴공원

한때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던 이곳은 지금은 주위에 사는 중노년층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원 곳곳에 간단한 운동기구가 놓여 있습니다.

- 에덴공원

공원 정상부에 게양대가 있습니다. 게양대는 깃대도 깃발도 없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 에덴공원

에덴공원은 개인 땅입니다. 그래서인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 편의 시설은 오랫동안 손 보지 않아 낡고 녹슬었습니다. 

- 에덴공원

사람이 늙어가듯 이곳도 늙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부근에 사는 나이 든 사람들만 찾습니다.

- 부산시민헌장비

공원 한쪽에 부산시민헌장비가 있습니다. 비는 1985년에 부산사하라이온스클럽에서 세웠습니다.

- 에덴공원

길가 안내 팻말도 낡고 빛바랬습니다.

- 오태균 음악비

'솔바람'으로 가는 길에 오태균 음악비가 있습니다. 비는 1922년 공주에서 태어나 1995년 부산에서 돌아간 음악가 오태균을 기려 2001년에 세워졌습니다.

- 솔바람

1960년대만 해도 이 주변은 강변 갈대밭이었습니다.

이곳에 '강변'과 '강촌' 음악실을 비롯하여 20여 곳의 음악이 있는 막걸릿집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변·강촌 음악실이 있었던 곳 근처에 을숙도를 드나드는 나룻배 선창이 있어서 청춘남녀들을 을숙도 갈대밭으로 태워 나르면서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 솔바람

당시 이곳에서 유행했던 음악이 있는 막걸릿집은 백광덕(백준호 씨의 차남)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1960년에 연세대에서 신학을 마친 백광덕 씨가 1966년에 아버지 허락을 얻어 에덴공원 서쪽 끝 갈대밭(지금의 길메리유치원 자리)에 그림 같은 집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을숙도 갈대밭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밀크샵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강변 밀크샵'이었고, 살롱 음악을 공연할 수 있게 조그마한 무대도 만들었습니다. 이를 본 그의 동생 백성수 씨도 건너편에 '강촌' 음악실을 내어 팝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 솔바람

1970년 말 에덴공원 주변이 도시계획에 편입되면서 도로가 나고 집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갈대밭은 매축 되었고, '강변'과 '강촌'도 뜯겨 나갔습니다. '강촌'은 먹거리 식당으로 변했고, '강변'은 공원 꼭대기에 있던 매점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고전음악실 '솔바람'을 열었습니다.

- 솔바람

먹거리 식당으로 변한 '강촌'은 지금도 건재하지만, '솔바람'은 시대의 흐름을 견뎌내지 못하고 문을 닫은 지 꽤 되었습니다. 이곳 야외무대는 거의 허물어졌고, 연주용 피아노는 덮개에 싸여 방치되어 있습니다.

- 솔바람

야외 테이블은 녹슬어 형태만 남았습니다. 뜰에는 무심한 낙엽만이 가득합니다.

- 유치환 시비

'솔바람' 앞에 유치환 시비가 있습니다.

- 유치환 시비

유치환은 1908년 통영에서 태어나 1967년 부산에서 돌아갔습니다. 비는 1974년에 세워졌습니다. 비에는 유치환의 시 '깃발'이 새겨져 있습니다.

- 에덴공원

에덴공원에서 낙동강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가을날 황홀했던 갈대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곳에 아파트와 같은 건물이 대신 들어섰습니다.

- 에덴공원

어느새 날이 어둑해져 갑니다. 어디선가 스산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 에덴공원

에덴공원의 추억은 이미 하얗게 빛이 바랬습니다. 지금 이곳은 낡은 흑백사진과도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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