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영구암 삼층석탑 문화·유적

- 영구암으로 올라가는 산길

그동안 은하사(銀河寺)는 몇 차례 찾았지만, 영구암(靈龜庵)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곳까지 올라가는 산길이 꽤 가팔라서, 무릎이 좋지 않아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곳에 있는 석탑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길을 나섰습니다. 

영구암은 신어산(神魚山) 8부 능선에 있습니다. 신어산은 해발 630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영구암까지 올라가는 것은 꽤 힘듭니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500m쯤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야 합니다.

- 바위

영구암 조금 못 미쳐 '미륵존?'(彌勒尊?)이란 글자가 새겨진 거대한 바위가 있습니다. 바위 앞에 넓지는 않지만 편평한 터가 있어 이곳에서 기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영구암

전설에 의하면 영구암은 가락국 김수로왕 때인 42년에 장유화상(長遊和尙)에 의해 창건되었고 509년에 중건되었다고 전하지만 믿기 어렵습니다. 조선 시대의 내력은 알려지지 않으며, 삼성각에 봉안된 칠성탱이 1910년에 조성되었고, 1950년 무렵에 중창이 있었습니다.

- 영구암 칠성탱

칠성탱(七星幀)은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상징적으로 그린 불화로, 주로 장수를 기원하는 용도로 만들어져서 칠성각에 봉안되었습니다. 이러한 신앙은 원래 도교에서 시작된 것을 불교가 흡수한 것이어서 불교적 요소와 도교적 요소가 함께 섞여 있습니다. 

영구암 칠성탱은 그림 위쪽에 중앙에 북극성을 상징하는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와 그 협시인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있고, 그 좌우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칠성여래(七星如來)가 있습니다. 왼쪽 끝에 서 있는 인물은 도교에서 치성광여래에 해당하는 자미대제(紫微大帝)입니다. 그림 아래쪽에는 도교에서 칠성여래에 해당하는 칠원성군(七元星君)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 세부

이 칠성탱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활약했던 완호 낙현(玩虎 洛現, 1869~1933)이 그렸습니다.

섬세한 얼굴 표현과 착의의 장식문양 등에서 화격이 돋보이며, 담백한 색채를 사용하면서도 명암을 달리하여 평면적인 공간에 깊이감을 부여하고 있는 점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미적 감각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탑은 대웅전 앞쪽으로 거북 머리처럼 돌출된 바윗덩어리 위에 형성된 편평한 땅에 서 있습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탑은 작습니다. 게다가 상층기단 갑석과 하층기단 갑석, 지붕돌 3개, 노반과 복발만 남아 있습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남아 있는 지붕돌도 군데군데 깨어졌습니다. 2층 지붕돌은 반쯤 깨어져 나갔습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탑은 얼핏 보면 볼품이 없습니다. 그래서 눈길을 끌지 못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몇 있습니다.

- 기단부

기단부입니다. 갑석만 제 것입니다. 상층기단 갑석에는 안쪽으로 사절(斜切)된 높은 부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층기단 갑석에도 같은 형태로 높은 부연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석탑에서 일반적으로 하층기단 갑석에 부연이 있는 예는 드뭅니다. 그리고 높이가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래도 이것을 부연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하층기단 갑석과 같은 돌로 된 면석으로 봐야 할지 아리송합니다. 면석이라면 왜 면을 사절했으며, 모서리기둥이 없는 걸까요?

- 탑신부

탑신부입니다. 지붕돌만 제 것입니다. 지붕돌 낙수면은 완만하고, 층급받침은 3단입니다.

- 1층 지붕돌

이제 지붕돌 아랫면을 자세히 보시지요. 

지붕돌 처마선과 층급받침 사이가 2단으로 사절(斜切)되어 있습니다. 위쪽은 다소 급하게, 아래쪽은 아주 완만하게 사절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절수구와 같은 역할을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상륜부

상륜부에는 같은 돌로 된 노반과 복발이 있습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조금 떨어져서 탑을 바라봅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여기저기 깨어진 상처에서 오랜 시간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 영구암 삼층석탑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남아줘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 탑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암벽

주위를 둘러보면 왜 이곳에 탑이 세워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탑이 있는 곳은 주위 전망을 바라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 탑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김해시

요즈음 한겨울에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립니다. 그래서 맑은 날씨에도 발아래 김해시의 모습이 희미하게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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