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소쇄원 문화·유적

- 담양 소쇄원

담양 소쇄원을 찾은 날 겨울비가 촉촉이 내립니다.

소쇄원은 멀리 남쪽으로 무등산을 바라보며 장원봉과 까치봉을 잇는 산줄기를 뒤에 업고 남쪽으로 슬슬 흘러내린 산비탈에 자리 잡았습니다. 뒤편 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폭포와 작은 소를 만들며 정원 가운데를 가로지른 후 대숲으로 빠져나가 창계천에 합류합니다.

계곡물 양쪽 비탈에 축대를 쌓아 정자를 올렸습니다. 계곡물 건너 앞쪽에 있는 것이 광풍각, 그 뒤로 서너 단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제월당입니다.

- 광풍각

소쇄원(瀟灑園)은 중종 때 사람인 양산보(梁山甫, 1503~1557)의 별서정원(別墅庭園)입니다. 별서(別墅)란 살림집에서 떨어져 산수가 좋은 곳에 마련된 주거공간을 말하며, 함께 조성된 정원을 별서정원이라 합니다.

양산보는 소쇄원을 30대부터 짓기 시작하여 40대에 완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면앙정(俛仰亭)을 지었던 송순과 그리고 김인후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소쇄(瀟灑)'란 공덕장(孔德璋)의 북산이문(北山移文)에 나오는 말로,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양산보는 그 뜻을 따서 정원 이름으로 붙였고, 그 주인이라는 뜻에서 자신의 호를 소쇄옹(瀟灑翁)이라고 하였습니다.

- 대봉대

소쇄원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만나는 정자는 짚으로 지붕을 이은 대봉대(待鳳臺)입니다. 근래에 복원된 정자로, 이 이름에는 봉황을 기다리는 곳, 즉 봉황처럼 소중한 손님을 기다리며 맞는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 오곡문

대봉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담은 'ㄱ'자로 꺾입니다. 그 담에 '오곡문(五曲門)'이라 새긴 판이 박혀 있습니다. 그 옆에는 담 밑에 구멍이 뚫려서 그리로 물이 흘러들게 되어 있습니다. 오곡문이란 이름은 담 아래 터진 구멍으로 흘러든 물이 암반 위에서 다섯 굽이를 이룬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 오곡문

돌을 섞어 흙담을 쌓고 기와를 얹으며 쭉 이어 오다가 오곡문이 있는 곳에 이르러 넓적한 바위를 걸쳐 다리를 놓은 후 그 위에 담을 올렸습니다.

원래는 수구 옆에 일각문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냥 트여 있습니다. 담 밑으로 들어온 물은 굽이를 이루고 폭포를 이루며 정원 가운데로 흘러가고, 그 가운데 일부는 나무 홈대에 이끌려 대봉대 아래 연못으로 갑니다.

- 대봉대 주위

대봉대 아래에 자그만 연못이 있고, 입구 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조금 더 큰 연못이 있습니다. 나무 속을 파낸 홈대와 도랑을 타고 온 계곡물이 먼저 작은 연못을 채우고, 그 물이 넘치면 다시 도랑을 따라 큰 연못으로 흘러듭니다.

- 소쇄원

큰 연못에서도 넘쳐난 물은 돌로 만든 수구를 통해 계곡으로 떨어집니다.

- 광풍각

광풍각(光風閣)은 소쇄원의 사랑방 격인 중심 건물이며, 이곳 풍광을 맘껏 누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집입니다. 가운데 한 칸에 방을 들였고, 빙 둘러 가며 마루를 깔았습니다.

- 광풍각

광풍각에 걸려 있는 현판 글씨는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이 쓴 것입니다.

- 광풍각

건물 뒤쪽 마루는 단이 졌는데, 한 단 높은 마루 아래에 아궁이가 있습니다.

- 제월당 마당

광풍각과 제월당 사이에 공간을 나누어 주는 얕은 담과 작은 문이 있습니다. 제월당에서 앞을 바라보면 시선이 광풍각 지붕 너머로 쭉 뻗다가 앞산에 가 닿습니다.

- 제월당 마당

제월당(霽月堂)은 주인의 사적 공간입니다. 그런데도 이곳에 들어서면 뒤쪽으로 홀연히 담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왜 이렇게 했을까요? 이것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는 걸까요?

- 제월당

제월당은 정면 3칸, 측면 1칸의 팔작지붕 집입니다. 왼쪽에 치우쳐서 한 칸 방이 있고, 나머지 두 칸은 마루로 트여 있으며, 마루 뒷벽에 활짝 열 수 있는 문이 달려 있습니다.

- 현판

제월당에 걸려 있는 현판 글씨도 우암 송시열이 쓴 것입니다.

양산보는 스승 조광조(趙光祖)를 따라서 주돈이(周敦頤, 1017~1073)를 좋아했습니다. 광풍각이니 제월당이니 하는 이름도 송나라 사람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이 주돈이의 사람됨을 가리켜 "가슴에 품은 뜻의 밝고 맑음이 마치 비 갠 뒤 볕이 나며 부는 바람과 같고, 맑은 날의 달빛과 같다.(胸懷灑落如光風霽月)"고 한 데서 따온 것입니다.

- 제월당

제월당 마루에 앉아 뒷벽 문을 활짝 열고 바라보면... 앞을 가로막는 담이 없고... 그리고 한 그루 매화나무가 있습니다. 왜 제월당 뒷담이 없는지 하는 의문에 대한 열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