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무진정... 배롱나무꽃... 문화·유적

- 무진정 담장

함안 무진정(無盡亭)은 조남산(鳥南山) 동쪽 끄트머리의 낮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이전에 몇 번 찾은 적이 있는데, 주로 추울 때였습니다. 여름날 무진정... 무더위를 불태우듯 무진정 담장 주위에 배롱나무꽃이 붉게 피었습니다.

- 무진정

정자는 사방에 담장이 둘려 있고, 작은 출입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갑니다. 출입문 이름은 동정문(動靜門)입니다. '동'(動)'과 '정'(靜), 서로 대비되는 글자로 이름 지었습니다. 여기에 어떤 뜻이 숨어 있을까요?

출입문 높이가 좀 낮습니다. 무심코 들어섰다가는 머리가 문에 부딪히기에 십상입니다. 이것은 자세를 낮추어 출입하라는 뜻이겠지요. 

- 편액

정자 앞쪽에 '무진정'(無盡亭)이라 쓴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글씨는 주세붕(周世鵬, 1495~1554)이 쓴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이곳 함안 사람인 것과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 무진정

무진정은 무진(無盡) 조삼(趙參, 1473~?)의 덕을 추모하여 명종 22년(1567년)에 후손들이 건립하였습니다. 그는 생육신의 한 사람인 어계(漁溪) 조려(趙旅, 1420~1489)의 손자로, 청빈한 명관이었으며 낙향 후엔 후진 양성에 힘썼다고 합니다.

지금의 건물은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닙니다. 1929년에 중건된 것이라고 합니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집입니다. 

- 무진정

앞쪽에서 정자를 바라보기에는 공간이 좁아 여의치 않습니다. 옆쪽으로 돌아가서 멀찍이 떨어져 바라봅니다.

- 무진정

뒤쪽으로도 돌아가 봅니다. 정자를 바라보기에 한결 낫습니다.

- 무진정

정자 뒤쪽,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좋습니다. 

- 무진정

정자 마루 너머 담장 밖에 붉은 배롱나무꽃이 활짝 폈습니다. 그 모습이 잠시 숨을 멎게 합니다.

- 무진정 내부

정자에는 마루로 둘러싸인 한가운데에 한 칸짜리 방이 있습니다. 이런 크기는 사람이 지낼 수 있는 최소한의 크기입니다. 방은 온돌방이 아닌 마루방입니다. 여름에 지내기에는 좋겠으나, 겨울에는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방에는 사방에 방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양옆 방문은 위로 걷어 올릴 수 있으나, 앞뒤 방문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것은 앞면 3칸, 옆면 2칸인 건물 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앞뒤 마루는 양옆 마루보다 폭이 좁아 방문을 걷어 올릴 수 없습니다.

- 무진정 내부

앞뒤 마루는 형태가 약간 다릅니다. 앞 마루는 전부 편평하지만, 뒷마루는 중간을 조금 높게 하였습니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 무진정

건물 외벽에 있는 판문(板門)은 모두 걷어 올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여름날 방 안에서도 주위 경치를 바라볼 수 있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게 하려는 배려에서이었을 것입니다.

- 무진정

건물 외벽 판문이 모두 걷어 올려진 것은 지금 계절이 여름임을 말합니다.

- 무진정

여름은 점점 깊어가고... 이곳 배롱나무꽃은 더욱더 붉게 불타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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