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ure from Empt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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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가든 포토로그



2009/12/31 07:58

김장훈 싸이의 완타치 잡상잡필

- 공연 직전


년 연말은 사람을 조금 들뜨게 하는 시기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감회와 새해에 대한 기대가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연말은 인기가수들에게도 놓칠 수 없는 좋은 대목입니다. 곳곳에서 이런저런 그럴싸한 타이틀을 내걸고 콘서트를 열고 있으니까요.

올해를 마감하면서 어쩌다 곁다리로 껴서 부산 KBS홀에서 열린 김장훈과 싸이의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김장훈은 기부천사로 알려져 있어 이미지가 매우 좋은 반면에, 싸이는 한때 군 복무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다른 이유로도 비호감으로 알고 있습니다. 호감과 비호감의 가수가 함께 어울리면 어떨까요?

- 싸이의 완타치


먼저 싸이의 무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불명예스럽게 병역을 두 번이나 치른 그로서는 이렇게 많은 관객 앞에 선다는 게 감개무량하겠죠.

저는 대중가수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어서 누가 누군지도 잘 모릅니다. 기껏 안다는 게 오래된 가수들뿐이니 싸이가 어떤 노래를 부른지도 잘 모릅니다. 싸이를 떠올리면 그저 대중문화의 저질스러움과 한때 떠들썩했던 병역문제 같은 것들입니다. 결국, 좋은 이미지들은 아니죠.

- 싸이의 완타치


자, 이제 여장을 하고 늘씬한 무용수와 함께 소녀시대의 노래와 춤을 추는 싸이를 한 번 보시죠.

아무리 보아도 멋 있지 않은 몸매와 외모를 아랑곳하지 않고 막춤을 내지르는 등, 관객들을 향해
당당함이 지나쳐 거만스럽게까지 보이는 그의 무대 매너는 애당초 고상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일부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에 잠시 나마 혼돈에 빠집니다.

이런 그의 공연을 보면서, 그는 값싼 대중문화의 저질스러움을 자신의 매력으로 만든, 한편으로는 매우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 김장훈의 완타치


자, 이제 김장훈의 무대군요.

자신 스스로 무대 복장을 드라마 선덕여왕의 비담 콘셉으로 해봤다고 하네요. 과연 그런가요? 선덕여왕을 보지 않아서 말이죠. 이번 공연은 싸이와 합동공연이지만, 그래도 관객들은 김장훈에게 더 열광하더군요. 그만큼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 김장훈의 완타치


김장훈의 콘서트를 이전에 언제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곁다리로 껴서 보았지요. 그 당시 기억으론 그가 생각보다는 노래를 잘 부르지 못 한다고 느꼈습니다. 무대 장치나 그가 벌이는 퍼포먼스는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으나, 노래 자체는 사실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공연도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을 못 느꼈습니다. 노래는 여전히 그 상태였고, 단지 무대 장치는 볼거리가 더 화려해졌습니다. 그가 사회에 베푼 선행만큼 노래도 잘 불렀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 김장훈 싸이의 완타치


이제 김장훈과 싸이의 합동무대입니다.

두 사람이 곤돌라 같은 것으로 변한 무대에 올라타고 등장하는 모습이 마치 우주에서 서로 만나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사실 이런 기발한 무대장치가 김장훈 콘서트의 재미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 그렇다면 청각보다는 시각을 더 우선시하는 현대인의 취향과 조금 맞아떨어지긴 합니다.
- 김장훈 싸이의 완타치


두 사람의 공연을 대충 보고 조금 서둘러 미리 밖으로 나왔습니다. 공연장에서 집까지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밤 11시가 넘은 지하철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역 구내에서 어느 가수가 랩으로 부르는 노래를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때 옆을 지나가던 사십대로 보이는 한 여자가 "이 시간에 이렇게 시끄러운 음악을 틀고..." 하며 못마땅해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요. 십대나 이십대가 즐기는 음악이 사오십대에겐 그저 정신 사납게 하는 소음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싸이의 저질스러움이 매력적인지 아닌지, 그리고 김장훈이 내지르는 고음이 소음인지 아닌지는 각자의 취향 나름이겠죠.

                                         - 송구영신(送舊迎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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